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제3당인 중도진보 세력 자유당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하면서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 10년 만에 정권 교체..."역대 최장 선거 기간이 영향 미친 듯"
집권 보수당은 99석을 얻어 제1야당으로, 제1야당이자 제2당이었던 좌파성향 신민주당(NDP)은 44석을 획득해 제3당으로 밀려났다. 지역당인 퀘벡당은 10석, 녹색당은 1석을 각각 얻었다. 유세 초반만 해도 보수당은 지지도 1위에 머물렀지만 이 달 들어 자유당 지지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변이 생겼다.
이번 총선에서는 장기집권 중인 보수당의 재집권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앞서 자유당과 NDP는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야권 연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재집권을 노렸던 보수당 소속 스티븐 하퍼 총리의 공약이 영국 왕실에 대한 충성이나 군사력 강화 등에 머무르면서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선거 운동이 역대 최장인 78일 동안 진행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당초 보수당은 선거 기간이 길수록 야당에 불리할 것으로 판단, 유세 기간을 11주로 정했다. 그러나 선거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수당의 진부한 공약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것과 달리 야당의 참신한 공약이 노출되면서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 40대 젊은 총리 탄생…관건은 ‘경제 살리기’
이번 총선 승리로 자유당을 이끈 저스틴 트뤼도 대표는 제23대 차기 캐나다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트뤼도 대표는 지난 1968년부터 1984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총리를 지낸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들 트뤼도는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몬트리올 지역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11년 총선에서 재선한 뒤 2013년에는 자유당 당수로 선출돼 2011년 선거에서 제3당으로 추락한 자유당을 이끌었다. 정치 신예가 보수당과 NDP의 정치 선배들에게 고배를 안겨준 셈이다.
차기 총리로 내정됨에 따라 트뤼도 대표의 경제 관련 국정 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뤼도는 경기침체 해소 대책으로 중산층 감세, 소득 상위 1% 대상의 부자 증세, 연금제도 개편, 노후 건물 보수 등 인프라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세웠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중대 사안으로 떠오른다. 캐나다는 TPP 주요 협상 당사국 중 한 곳이지만 집권 보수당이 협정문 전체를 공개하라는 두 야당의 요구 사항을 묵살하면서 논란이 일었었다. 자유당은 협정문을 정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향후 대응에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