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최수연 기자 = 한강변 재건축·재개발이 본격화 하면서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35층 이상 초고층 건립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파열음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3년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여의도와 잠실 등 도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35층 이내로 층고를 제한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들이 초고층 건축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35층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조합들이 실제 초고층 건축 계획을 추진할 경우 건축계획 정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낭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통합조합 측은 기부채납(공공기여),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을 통해 최고 45층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반포3차 조합 관계자는 "서초구청에 경관심의를 신청한 상황으로 두 달 정도 회람·공람 등이 진행되고 내년 1월 정도에 서울시 경관심의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 도시계획도로 폐지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앞서 지난 4월 도로사선 제한 규제 폐지 등을 담은 '건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적 용적률을 모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30층 중반으로 예상됐던 최고 층수도 50층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변에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초고층 아파트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4구역의 경우 추진위가 꾸려진지 6년 만에 71% 수준의 주민동의를 확보하고 올해말 조합설립을 예정하고 있다. 문제는 추진위가 주민을 설득하는 기본계획이 최고 50층 초고층 재건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성락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추진위원장은 "이미 3년 전 오세훈 시장 재임기간에 전략정비구역으로 결정고시를 받은 지역이라 서울시와 추가 합의 없이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미 추진위에서 조합 설립을 위한 70% 이상의 동의를 받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합이나 추진위가 초고층 건축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문턱을 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플랜에 나와있는 한강변 층고 제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지하연결통로 등 기부채납을 통해 용적률을 올려주고 아파트 층을 올리는 방식은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에나 있었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5층 내용이 담긴 신반포3차 통합재건축 계획안이 추후 서울시 경관심의에 상정되면 도시계획위원회 등 관련 부서들이 서울플랜에 준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다해도 층수를 올리거나 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2013년 4월 한강변 관리계획을 제시하면서 한강변 아파트의 최고층수를 35층 이하로 묶었다. 이에 따르면 2종 일반주거는 25층, 3종 일반주거는 35층, 상업·준주거는 40~50층까지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부터 45층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했던 반포주공1단지 조합도 '한강변 아파트' 최고층수를 바꿀 수 없다는 서울시의 완고한 방침에 지난달 35층 재건축으로 선회해야 했다.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45층 건축계획 설계비·용역비 120억원 들었고 35층 이내로 설계 변경을 하는데 3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시와 조합이 사전에 보다 치밀하게 소통을 했다면 30억원이란 거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호철 도시재생학회장은 "아파트 재건축도 결국 도시계획의 일환이기 때문에 공공성과 제도의 틀 안에서 수익을 찾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지자체 또한 주민들이 사업 추진단계의 절차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설명과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