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박성현, ‘미완의 대기’로 자리매김

2015-10-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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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렉시 톰슨에 버금가는 장타력에 배짱까지 갖춰…쇼트게임 향상·큰 대회 경험축적은 과제

대회 최종일 퍼트라인을 살피는 박성현                                  [사진=대회 조직위 제공]





박성현(넵스)이 미국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간판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특히 남자선수를 연상케하는 파워풀한 스윙으로 260야드를 웃도는 장타력을 지녔다. 이는 국내에서는 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향후 미국 무대 진출시에도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가 미LPGA투어 첫 출전이다. 그런데도 첫날 버디만 10개 잡고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코스레코드 신기록을 내면서 그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2라운드에서 주춤했으나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고보경)와 함께 1위가 되며 다시 주목받았다.

최종일에는 파5홀에서 2온 후 이글퍼트를 성공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세계적 선수들과의 우승경쟁에 따른 압박감 탓인지 초반 칩샷 실수를 범하며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253.38야드를 기록했다. 이는 챔피언이자 미LPGA투어에서 이 부문 랭킹 4위를 달리는 렉시 톰슨(미국)의 255.63야드에 약 2야드 뒤지는 것이다.

박성현은 첫날 톰슨과 동반라운드를 했다. 당시 두 선수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앞서거니뒤서거니 할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박성현은 파5홀에서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에 멈추면 2온을 시도한다. 볼이 그린 주변 러프나 벙커에 빠져도 세 번째 샷으로 버디를 노릴 수 있으므로 리디아 고, 박인비(KB금융그룹) 등 ‘중타자’들보다 확실한 이점을 지녔다.

박성현은 배짱도 두둑하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세계 톱랭커들과 동반플레이를 했는데도 최종일 초반을 제외하면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최종스코어에서 보듯 그는 ‘왕년의 골프여제’ 청야니(대만)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단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했다. 리디아 고, 박인비 유소연(하나금융그룹) 김효주(롯데) 전인지(하이트진로) 등 세계랭킹 ‘톱10’ 선수들이 모두 그보다 아래에 있다.

박성현은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올린 후 올해만 3승을 거뒀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장타력에 버금가는 쇼트게임이나 퍼트 능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그래서 ‘미국투어에 진출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직 여러가지 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아 기량·문화·언어 등에서 준비를 더 한 뒤 미국에 가겠다”고 말했다.

최종일 리디아 고와 동반플레이를 한 그는 1,3,4번홀 등지에서 칩샷 실수를 한끝에 보기를 하거나 어렵사리 파세이브를 했다. 그는 라운드 후 “프레셔를 받았다”고 시인했다.

박성현은 그런 작은 티는 있었으나 이 대회를 통해 이름 석자를 알렸다. ‘미완의 대기(大器)’ 박성현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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