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1840년 아편전쟁으로 중국에 역사적인 굴욕을 안겨줬던 영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초청해 19일에서 23일까지 극진한 예우를 펼칠 예정이다. 중국은 시 주석 방문에 맞춰 영국의 원자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중국신문망,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중국 기업과 프랑스 에너지기업(EDF)이 공동으로 영국 힝글리포인트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재정부는 중국 언론에 "영국은 중국과 프랑스의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해 20년간 20억 파운드의 정부 담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측도 지난달 중-프랑스 고위급 회담에서 이 분야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오는 2023년부터 운영되는 원자력 프로젝트의 총 건설비만해도 245억파운드(약 43조원)에 달한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국빈초청 주체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다. 이번 방문은 시 주석 취임후 처음이다.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으로는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 이후 10년만이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마련하는 공식 환영식과 환영만찬 등 일정에 참석하고 엘리자베스 2세와 단독 면담을 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총리 집무실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공식회담을 개최하는 데 이어 영국 총리의 공식 별장인 체커스(Chequers)에도 초청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추가 회동할 예정이다.
체커스는 런던 시내에서 약 60㎞ 떨어진 16세기 건축물로 1921년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 총리가 처음으로 공식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각국의 많은 손님과 고위인사들이 드나들었다. 이곳에서 1941년 윈스턴 처칠 총리가 미국 대통령 특사를 만나고 있을 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 소식을 들었다.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 등 역대 총리들이 레이건, 부시 등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블라디미르 푸틴 등 소련 및 러시아 정상들과 회담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시 주석은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며, 수도 런던 외에 맨체스터도 함께 방문한다. 축구광인 시 주석은 맨체스터에서 양국의 축구협력을 강화하는 행보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올해 초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가입해 중국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