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우리나라 3대 조선업체가 해양플랜트 국제 표준화에 나선다. 발주처와 프로젝트별로 상이한 자재·설계·절차 등의 기준을 통일, 원가와 공정 문제 등을 해결함으로써 우리나라 조선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14일 새벽(한국 시각) 미국 휴스턴에서 미국 선급협회 ABS와 '해양플랜트 표준화 추진 착수 회의'를 가졌다.
조선 3사는 이미 지난 5월부터 노르웨이·독일 선급협회인 DNV GL과도 해양플랜트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해양플랜트 분야는 국제 표준이 없어 발주처와 프로젝트별로 요구 자재의 사양과 설계가 모두 달랐고, 설계·생산·품질 관리 절차도 상이했다. 이는 소요 자재의 종류를 과도하게 늘려 구매 가격을 상승시키고, 자재 조달 및 관리를 어렵게 하며,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절차를 수립해야 해 공사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왔다.
해양플랜트 표준화는 △설계에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자재 사양을 단순화하는 자재(Material) 표준화, △발주처와 프로젝트별로 상이한 외주 제작품의 설계를 통일하는 설계(Design) 표준화, △프로젝트 관리 업무 및 설계, 생산, 품질, 안전 관리에서 통일된 절차를 적용하는 절차(Procedure) 표준화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현재 전 세계의 해양플랜트 공사는 DNV GL, ABS, LR, BV 등 4대 선급에서 모두 제작 과정을 관리, 감독 및 품질 보증을 하고 있어 표준화를 위해서는 선급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국내 조선 3사는 4대 선급 중 LR, BV와도 표준화를 추진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발주처와 전문 엔지니어링사로의 확대 적용 및 ISO(국제표준화기구) 등재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해양플랜트의 국제 표준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해양플랜트의 원가 상승 및 공정 지연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필수적"이라면서 "국내 기자재 업체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