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를 외쳤던 케이블 업계는 가입자 증가가 이미 정체기에 들어섰고, 국내 최초 상용화로 KT와 주도권 싸움을 벌였던 SK브로드밴드는 경쟁사에 크게 뒤처지고 있어 업계 최초가 무색할 정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초 ‘B tv UHD’ 상용화 서비스를 했던 SK브로드밴드 가입자 수는 9월 말 현재 4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올레 기가 UHD tv'를 상용화했던 KT의 경우 가입자 수 35만명을 넘어선 상태이며, 9월 말 'U+tv G4K UHD'를 상용화해 인터넷TV(IPTV) 업계 후발주자로 뛰어든 LG유플러스도 현재 3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상태다.
하지만 상용화 당시만 해도 SK브로드밴드는 KT와 서로 최초 상용화를 주장하며 다양한 UHD 전용 콘텐츠 제공을 위해 콘텐츠 업체들과 협력하는 등 UHD 사업에 공을 들였다.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KT 관계자는 "유료방송 선도사업자로서 최다 콘텐츠 제공을 비롯해 웹 기반 스마트 셋톱 출시 등 새 기술을 도입하면서 고객 기대에 부응해 왔다"고 말했다.
케이블TV UHD 방송의 경우 SK브로드밴드보다 심각하다. 지난해 4월 UHD 방송을 상용화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수는 아직도 1만에 머물러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거의 정체수준이라고 밝혔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CMB를 제외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대부분 UHD 방송을 하고있고, 울산중앙방송을 비롯한 개별 SO 또한 UHD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케이블 가입자가 IPTV로 빠지는 상황이라 적극적인 마케팅이 힘들다. 가입자 이탈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실제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456만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30만명 가까이 빠져나갔으나, 이 기간 IPTV 가입자는 974만명에서 1180만명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세계 최초 3채널 위성 UHD 방송' 전국 상용화로 지난 6월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든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10월 현재 7만여 명을 돌파, 연내 목표인 10만 가입자 확보가 충분할 전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6월에만 1만 가입자를 모았고, 7월에 3만, 8월에 5만, 9월에 6만5000여 명으로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다. 상용화 당시 450시간 수준의 UHD 방송 콘텐츠도 연내 1000시간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리우올림픽을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로 시범중계방송 하는 것을 계기로 UHD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스카이라이프가 UHD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은 현명한 투자"라고 판단했다.
그는 "마케팅 비용의 증가는 미디어 산업의 미래 근간인 UHD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한 선투자"라며 "UHD의 활성화는 시간문제다. 쓴 만큼 되돌아온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