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히며 쾌속승진 가도를 달려왔던 쑤수린(蘇樹林) 푸젠(福建)성 성장이 부패혐의로 낙마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현직 성장이 비리로 낙마한 것이다. 중앙위원중 7번째 낙마자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의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국경절 연휴 마지막날인 7일 밤 11시30분에 쑤수린 푸젠성 성장 겸 당위원회 부서기가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에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의 반(反)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기율위 서기가 푸젠성을 방문해 홍군혁명성지와 기념관등을 둘러봤을 당시, 왕 서기의 일정에는 유취안(憂權) 푸젠성 서기가 함께했지만 쑤수린 성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었었다. 하지만 쑤수린 성장은 10월1일 국경절 지역 행사에 참석하면서 공식 행사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낙마를 피하지 못했다.
1962년생으로 '류링허우'(60後) 세대인 쑤수린 성장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의 다칭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CNPC) 산하 다칭석유에서 말단 견습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다칭석유 관리국장으로 승진한 뒤 2000년대 초중반 모기업인 페트로차이나 부총경리(부사장)와 다칭유전 사장을 지냈다.
그는 석유 분야에서만 20년가량을 근무한데다 비리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끌던 페트로차이나에서 근무한 인연 등으로 인해 이른바 범 '석유방'(石油幇)으로 분류된다. 석유 분야 인맥을 뜻하는 석유방은 쓰촨(四川)성 출신 인맥을 뜻하는 '쓰촨방'(四川幇)과 함께 저우융캉이 구축한 양대 세력으로 불려 왔다.
쑤수린 성장은 2007년 랴오닝(遼寧)성 조직부장 등을 거친 뒤 중국석유와 함께 양대 석유기업인 시노펙(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의 총경리(CEO)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2011년부터 푸젠성으로 자리를 옮겨 당위원회 상무위원, 부성장을 거쳐 4년째 성장으로 재직해 왔다.
그는 견습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시노펙의 CEO가 되고 38세에 '부부장'급 고위직에 오르는 등 승진 가도를 달려 한때 포스트 시진핑 체제인 제6세대 지도부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의 낙마는 저우융캉 비리 사건과 일정 부분 연관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경절 연휴 시작을 앞둔 9월30일 저녁에는 쑤수린 성장의 비서인 쑨젠(孫健) 처장이 부청장급인 성정부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으로 승진하는 인사발령이 나 관심을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