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지난 8월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융통했던 사우디 아라비아가 다시 현금 끌어모이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사우디 중앙은행은 해외에 맡겼던 투자자금들을 회수하고 나섰다. 최근 6개월간 찾은 돈만 50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한화 약 59조7000억~83조5800억원)에 달한다.
CNN은 블랙록, 프랭클린템플턴 등 중동의 국부펀드를 운용해온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사우디로부터 투자자금 환매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투자회수 움직임은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가 처한 자금난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배럴달 100 달러에 달했던 원유가 현재 40달러로 곤두박칠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현금난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중동 지역에서 발을 뺀 것도 사우디의 사정을 한층 악화시켰다.
사우디 정부의 재정 균형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CNN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올해 GDP의 7.5%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0년간 GDP의 20%에 달하는 재정흑자를 기록했었다.
외환보유고도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중반 7460억 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고는 지난 7월말 6690억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사우디 아라비아가 저유가 시대에서 아직은 잘 버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부 부채도 적은 편이고, 재정 건전성도 안정적인 만큼, 경제적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비교적 탄탄한 재정상황 덕에 베네수엘라나 카타르 같은 산유국 보다는 위기에 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민간정보연구소인 스트랫포의 중동 부문 애널리스트 마이클 나예비 오스코우이는 "사우디는 위기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안정감을 찾게 될 것"이라며 "사우디는 계속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저유가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사우디 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경제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