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출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한국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은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 8월 전산업생산 전달 대비 0.5%↑…3개월 연속 증가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8.0%)와 기타운송장비(-4.2%) 등에서 감소했지만 반도체(11.6%)와 통신·방송장비(31.1%) 등이 늘어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특히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9% 늘면서 7월(2.0%)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6월에는 소매판매가 3.4% 급감했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7월보다 0.4% 증가했다. 금융·보험(-3.2%), 전문·과학․기술(-1.6%) 등에서 줄었지만 운수(6.0%), 숙박·음식업(2.3%) 등이 늘어 늘어난 영향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1.9% 증가했다.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의복 등 준내구재(4.4%)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2.8%), 화장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모두 늘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한 100.0을 나타냈고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올라간 103.6을 기록했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갤럭시노트5 등 휴대전화 신제품과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 등으로 생산이 호조를 보였다"면서 "소비도 메르스 여파에서 거의 벗어났고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도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9월 수출 435억달러, 전년비 8.3%↓...9개월째 감소
지난달 수출은 저유가와 선박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9개월 연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전년대비 8.3% 줄어든 435억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345억64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1.8% 감소했다.
수출·수입액은 올 들어 지난 1월부터 9개월 연속 동반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5월 -10.9%로 크게 떨어졌던 수출액 감소폭은 6월 -1.8%, 7월 -3.3%로 다소 줄었으나 8월 들어 -14.7%로 대폭 확대됐다가 9월 들어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 수출액만 봐도 13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해 2010년 4분기(1287억 달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유가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35.3%)과 석유화학(-25.0%)의 수출이 25억달러 감소했다. 선박(-20.4%), 철강(-21.6%), 컴퓨터(-11.7%)의 감소세도 지속됐다.
지역별로도 중국(-5.0%), 일본(-24.3%), 미국(-3.7%) 등 수출 주력 지역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9월 수입액 감소폭도 지난달 -18.3%보다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내수가 메르스 영향에서 다소나마 벗어나고 있지만, 수출부분의 부진으로 회복이 매우 느린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수출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연말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흥국 경기불안 등 우리 수출의 하방 위험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수출품목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 등으로 수출 불황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