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유엔 개발정상회의 및 제70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통일을 이루려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미국의 주요 연구기관 대표 및 주요 인사들과 만찬간담회를 하고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 평화통일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핵, 인권문제, 도발과 같은 북한으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들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결국 한반도 통일"이라며 "통일 한국은 휴전선으로 가로막힌 역내 협력의 통로를 열게 됨으로써 동북아와 국제사회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해 평화롭고 번영한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도발과 관련,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이 계속됐던 남북관계 패러다임을 원칙과 신뢰를 토대로 하는 지속가능한 관계로 바꿔나가려 하고 있다"며 "지난 8월 북한의 지뢰도발과 폭격으로 긴장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는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대응했고, 결국 북한의 유감표명과 8·25 합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을 하면서, 그러나 또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화의 문은 한편으로 열어놓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10월10일을 전후로 북한이 도발을 예고하고 있고, 앞으로도 수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우리는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가면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저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아태지역 협력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인 한미동맹의 역할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동맹의 외형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서 사이버 우주를 비롯한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을 제도화하고, 범세계적 문제에 공동대응하는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코리아 소사이어티' 토마스 허바드 이사장, '아시아 소사이어티' 케빈 러드 정책연구소장(전 호주 총리), 조셋 쉬란 회장, '미국외교협회' 로버트 루빈 이사장, '미국 외교정책협의회' 로즈마리 디카를로 회장, '미국외교정책협회' 노엘 라티프 회장, 리 볼린저 컬럼비아대학교 총장,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에 대해 "다음 달 16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핵심 외교안보정책 및 한반도·동북아 주요 정세에 대한 미국 여론주도층의 이해 제고와 공감대 형상에 도움이 되고 대미(對美) 공공외교 기반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 박 대통령이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난 것은 지난 3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장례식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과 북핵과 한반도 평화통일 등 한반도 문제, 동북아 평화안정에 대한 한국의 역할, 미국과 중국 간 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1년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추진하고, 중동평화조정과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도 수상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