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오바마 정상회담, 남중국해 입장차 확인

2015-09-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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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현지시간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아주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회담은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3시간에 걸친 비공식 만찬과 정상회담 등을 마치고 25일(현지시간) 기자들 앞에 선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올해 들어 처음 이뤄진 만남의 결과를 이같이 요약했다. 실제로 두 정상이 이번 만남에서 도출해낸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성과물은 적지 않다. 

◆사이버 해킹, 북핵문제 합의 이뤄

두 정상은 사이버 해킹 방지, 기후변화 공동 대응, 한반도 비핵화, 이란 핵문제, 경제·무역 교류 확대, 테러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양국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떠올랐던 해킹 문제와 관련, 무역비밀을 포함한 기업 기밀 등 지적재산의 사이버 절취를 주도하거나 지원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국 당국자 간 핫라인 개설을 포함해 고위급 사이버 안보대화의 개최와 사이버범죄의 수사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공동 대처도 약속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현재 7개 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오는 2017년부터 전국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약속을 재확약한다"고 밝히며 공동보조를 취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며 북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해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신형대국관계 미묘한 입장차

그러나 두 정상은 남중국해, 인권, 티베트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중국이 밀어붙이는 미중 신형대국관계에서도 뚜렷한 불협화음을 연출하며 달아오르는 패권경쟁 구도를 재확인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문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전날 비공식 만찬에서 3시간 동안 양자 관계를 포함해 다양한 이슈를 깊이있게 논의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중 신형대국관계 구축에 초점이 모아졌다. 그는 "신형대국관계 구축이라는 목표는 완전히 정확하다. 이 방향을 따라 한발한발 나아가야한다"고 요구하고 "현 국제시스템을 개혁·개선하는 것이 따로 '분가'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미중 패권 경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또 "중국이 평화 발전의 길을 가는 것은 전략적 선택"이라며 중국 위협론을 불식하려 애쓰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굳건하게 수호하겠다"며 강경한 표현도 동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의 평화적 굴기를 환영한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에서 더욱 중요한 작용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패권을) 지키려는 대국과 신흥대국이 반드시 충돌한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양국이 최대한 충돌을 피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야기한 '평화적 굴기'는 사실상 중국의 군사력 강화 및 확대 전략,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강화 행보 등을 겨냥한 개념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사진=신화통신]



◆남중국해 시각차 확연, 합의 못이뤄

두 정상의 인식 차이는 25일 환영식 인사말과 답사,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욱 분명하게 표출됐다. 연단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웃음없는 굳은 표정이었다. 시 주석 역시 가끔 웃음을 보이긴 했지만, 그다지 환한 표정은 아니었다. 두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와 인권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유권 주장과 인공섬 건설, 분쟁 지역의 군사력 강화 등에 대해 시 주석에게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어디에서도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예로부터 남중국해의 섬들은 중국의 영토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영토적 권리와 합법적이고 정당한 해양의 권익을 보전할 권리가 있다. (인공섬은) 어떤 국가를 겨냥하거나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언론과 종교자유, 인권, 티베트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시 주석은 "모든 나라는 다른 역사적 과정과 현실을 갖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두 정상은 다만 양국이 충돌해서는 안되며 갈등과 충돌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 특히 미중은 최대한 충돌을 피해야한다. 나는 양국이 갈등을 잘 관리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고, 시 주석 역시 "충돌과 대치 없이, 또 상호 존중과 윈윈(win-win)의 정신아래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양국은 군당국은 지난 18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적 위기 통보', '공중 조우'라는 두 건의 합의 문건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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