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장의 핵심인 '공장에너지경영시스템(FEMS)' 구축 예산도 부족한 데다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원활한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 까닭이다.
23일 산업단지공단의 2015년 주요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 FEMS 구축 예산은 9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의 대부분도 입주기업 대상 홍보 및 계도 등의 제한적 집행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FEMS는 공정환경과 에너지성능의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키고 저감된 에너지를 성과·관리하는 차세대 에너지 관리시스템이다. 기존의 스마트그리드 및 EMS와 함께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업단지는 연간 국내 에너지사용량의 약 30%를 소비하는 대규모 에너지 수요구역이다. 여수, 울산, 구미, 반월시화 등 23개 국가주력 산업단지의 에너지 사용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23.2%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력요금은 OECD 가입국 대비 약 55% 수준이지만 전력사용량은 약 2배 수준으로 높은 비효율적인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센서와 유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제어하는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을 2017년까지 10개 산업단지에 적용하기로 했다. 노후 산업단지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점을 개선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산업단지공단의 FEMS 예산 편성(90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부가 올 초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스마트 FEMS 등 7개 분야에 지원하기로 한 56억5000만원 대비 상당히 미흡하다.
또 산업부와 산업단지공단, 에너지공단이 각각 FEMS 에너지효율 제고 계획 추진에 나서고 있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FEMS 통한 에너지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한 마당에서, 제 각기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산업단지공단이 주도적으로 FEMS의 실증단지 구축과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와 연계한 R&D를 통해 국내 산업단지에 적합한 FEMS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은 "한해 산업용전력 판매액은 27조원으로 산단이 전체 산업용전력의 65%를 사용하므로 어림잡아 17조원이 넘는다"며 "FEMS를 도입해 10%를 절감한다면 연간 1조7000억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 중 대우조선해양은 에너지 다소비 공정과 유틸리티에 FEMS를 구축해 에너지를 절감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에너지 소비량이 큰 공정인 선박 도장공장과 공기압축기 유틸리티에 에너지 자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해 각각 7%, 18%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