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두 딸이 전용기에서 내려오는 교황을 직접 영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항 영접은 매우 이례적으로 교황에 대한 각별한 예우의 뜻이 담겨 있다. 교황 전용기 트랩 아래에 레드카펫을 깔았고 28명으로 구성된 의장대도 사열도 준비했다.
앞서 2008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공항에서 영접하긴 했으나 그 이전까지는 다른 외국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백악관에서 교황을 맞이하는 게 관례였다.
미국 정부는 교황이 방문하는 도시에 '국가 특별 안보행사'를 선포하고 이에 준하는 경호를 하도록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국가 특별 안보행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대통령 국정연설, 정당의 정치 행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와 2001년 9·11 사태 직후 열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2002년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만 발동됐다.
교황은 방미 이틀째인 23일 오전 워싱턴 중앙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에서 시가행진을 벌인 뒤 성 마태오 대성당에서 미국 주교단과 기도회에 참석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신앙고백을 할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 ‘무슬림’ 으로 종종 의심받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교황 앞에서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바티칸 교황청과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일반적 수준에서 자신의 신앙과 윤리적 가치 등을 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백악관 앞마당에서 열리는 교황 환영 행사에 함께 섰을 때나 행사 후 양자 회동 등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신앙이 관심을 끄는 것은 미 대선 경선레이스에서 벌어진 ‘무슬림 대통령’ 논란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에는 연방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뉴욕으로 이동해 이튿날 유엔총회에 참석한 뒤 맨해튼에서 이날 저녁 대중미사를 주재할 예정이다. 그리고 26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방문을 끝으로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