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글로벌 공격경영 행보…SK·렙솔, 윤활기유공장 준공

2015-09-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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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복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앞서 진행된 리셉션 만찬에서(스페인 현지시각 21일 저녁),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조수 존 이마즈 렙솔 CEO에게 은화병칠보 도자기를 선물하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SK루브리컨츠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2일(현지시간) 스페인 윤활기유 합작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화했다. 이 공장은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7대 3의 지분 비율로 설립한 일복(ILBOC, Iberian Lube Base Oils Company)이  2012년 10월부터 총 3억3000만 유로(한화 약 4700억원)를 투자해 지난해 9월 완공했다. 이날 행사에는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과 양사 경영진도 참석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인 카르타헤나 공장은 고급 윤활기유를 연간 63만t씩 생산할 수 있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원료이며, 윤활기유에 첨가제 등을 추가하면 자동차 등에 널리 쓰이는 윤활유가 된다.

최태원 회장은 축사를 통해 “유럽 최대의 윤활기유 공장인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스페인과 한국 기업간 사상 최대 규모의 합작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며 “SK와 렙솔은 마침내 글로벌 석유업계가 주목하는 합작모델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카르타헤나 공장은 지난해 10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현재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생산된 윤활기유는 SK와 렙솔을 통해 유럽 메이저 윤활유 업체에 판매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 사업은 두 회사간 협력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석유,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협력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은 “글로벌 석유산업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SK라는 믿음직한 파트너를 만나 도전적인 합작사업을 성공시켰다”며 “SK와의 파트너십을 계속 발전시켜 다양한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세계 최대의 고급 윤활유 수요처인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울산과 인도네시아 두마이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t)의 윤활기유를 생산, 엑손 모빌과 쉘에 이어 세계 3위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SK루브리컨츠는 고급 윤활기유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스페인 윤활기유 합작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추진해 온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전략의 대표적인 결실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SK가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 현지에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렙솔의 브루파우 회장을 직접 만나 고급 윤활기유 합작모델을 제안하는 등 이번 사업을 직접 진두 지휘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08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페르타미나와 두마이 윤활기유 공장 합작사업도 성사시키는 등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준공식에는 최태원 회장과 안토니오 브루파우 회장 외에도 유정준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겸 일복 이사회 의장 등 SK그룹 주요 경영진과 조수 존 이마즈 렙솔 사장 등 렙솔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또 호세 마뉴엘 소리아 스페인 산업·에너지·관광부 장관과 박희권 주 스페인 한국대사 등 양국 정부 관계자도 자리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스페인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잇따라 방문해 에너지∙반도체 사업 영역의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네덜란드 펠트호벤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사(社)를 찾아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 시설을 둘러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세계 3위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사(社)의 클로드 도팽 회장과 제레미 위어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적극적 행보를 통해 유럽에서도 에너지, 반도체 중심의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유럽 지역에서 글로벌 경영 활동을 펼친 뒤 9월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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