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솔로지스틱스. 민병규 대표. 사진=한솔로지스틱스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한솔로지스틱스가 2020년까지 매출 1조 시대를 열겠다는 미래 성장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한솔로지스틱스 민병규 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운송사업 본격 추진 △대기업 3자 물류실행 확대 △계열 물류 및 해상 포워딩 등 기존 사업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민 대표는 “한솔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부문을 한솔홀딩스에 넘기고 기존에 영위하던 물류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성장 전략을 준비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이어 “기존 물류 역량을 기반으로 한 컨테이너 운송사업과 화물운송망 사업 등 신규 운송사업을 본격 추진,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며, “멕시코 법인을 신규 설립하는 등 글로벌 물류실행역량을 강화해 삼성 등 해외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의 3자 물류실행을 본격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솔그룹 계열 물류를 비롯해 해상 포워딩 등 기존 물류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질 계획임을 추가로 밝혔다.
그는 “국내 물류기업은 고객의 물류비 인하 압력과 필수 부대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운송 사업구조를 혁파해야 한다는 것에 착안해 신규사업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한솔로지스틱스가 선택한 신규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빈 컨테이너를 활용해 고객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컨테이너 SCM(Supply Chain Management)사업'과 화주와 운송기사를 온라인 상으로 연결하고 나아가 오프라인 상의 화물 운송사들을 화주에 연결해주는 '화물정보망 사업' 등이다.
민 대표는 “신규 운송사업인 컨테이너 운송과 화물정보망 사업, 그리고 기존의 트럭운송 확대 등을 통해 이 부문에서 2015년 기준 매출 약 260억원(추정)에서 2020년 2900억원으로 10배 가량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컨테이너 운송사업은 화물을 내린 빈 컨테이너를 비어 있는 상태로 다시 항구로 가지 않고, 인근 다른 고객의 화물을 싣고 운송함으로써 시장가격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운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에 컨테이너 수요와 공급을 정밀하게 예측해 물류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인 사업으로, 고객에게 컨테이너 운송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현재 국내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규모는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솔로지스틱스의 주력 지역인 충청과 전북지역 시장은 5000억원 규모이다. 본격적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수도권 시장은 약 1조2000억원 정도로 전망돼 한솔로지스틱스의 컨테이너 운송 사업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솔로지스틱스는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효율적인 컨테이너 운송이 가능하도록 컨테이너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여 운송 스케쥴을 확정하는 사전 Planning 시스템을 구축했고, 운송 중이거나 운송 예정인 컨테이너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한솔로지스틱스는 지난 4월 화주와 운송기사를 온라인으로 직접 연결하는 화물정보망 사업인 ’Direct-Net’ 을 오픈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화물정보망 사업은 현재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로 시장규모가 약 500억 정도로 추정되지만,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국내 육상운송주선 시장 규모가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한솔로지스틱스의 화물정보망 ‘Direct-Net’은 기존 화물 정보망과의 차별화 요소로 운송비 즉시 지급이라는 혁신적인 경쟁 무기를 가지고 있어 운송기사들의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솔로지스틱스는 “국내 운송 주선사업자는 대부분 영세한 사업자들로, 이 분들의 가장 큰 니즈는 물량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대금을 빨리 받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점에 착안하여 운송 주선사업자들이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화물정보를 공유하고, 원활한 자금회전을 위해 화주가 결제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지급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솔로지스틱스 측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C.H. Robinson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라며 “기존에 주먹구구식 육상 운송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통해 회사의 성장 뿐만 아니라, 고객의 물류비 절감과 함께 화물 운송기사의 수익 증진에도 이바지하는 물류 선도업체가 되겠다”라는 포부도 내비쳤다.
C.H.Robinson은 2013년 기준 매출 128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세계 5위의 3PL 회사로 전 세계에 4만5000여개 화주와 6만3000개의 운송사를 확보하고 있어 운송사에게 화물을 주선하는 사업 모델을 통해 지속 성장해 온 대표적인 3PL 물류회사로 알려져 있다.
한솔로지스틱스는 글로벌 물류실행역량 강화를 통해 해외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의 3자 물류 실행 확대도 동시에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이 부분에서 2015년 매출 1000억원(추정)에서 2020년까지 3800억원으로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솔로지스틱스는 2012년 말레이 법인, 2013년 베트남 법인, 2015년 광저우 법인 등 매년 1개씩 해외 법인을 신규 설립하고 있으며 올 7월에는 멕시코 법인을 설립하면서 북중미 지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물류실행을 위한 준비를 다져왔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삼성·현대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지역에 대한 물류를 직접 수행하기에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때문에 한솔로지스틱스와 같이 현지 물류실행역량을 보유한 3자 물류업체를 활용하여 글로벌 물류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추세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민병규 대표는 “지난 7월 신규 설립한 멕시코 법인은 국내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의 물류를 사전에 확보해 이미 물류 운영을 시작하고 있으며, 과거 중국 진출 시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북미지역의 물류실행역량 확대를 통해 매출규모를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한솔로지스틱스는 북중미 지역 이외에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본사와 해외 법인과의 협업을 강화하여 글로벌 생산기지인 중국·동남아 지역의 물류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말레이법인과 베트남법인은 설립한 지 3년 미만의 신생 법인임에도 삼성물산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삼성SDI의 중국과 베트남 국가간 내륙 운송과 같은 난이도가 높은 물류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고객사의 신뢰를 얻고 있어, 지속적으로 추가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솔로지스틱스는 계열사 물류 이외에도 제일모직으로 대표되는 의류물류, 삼성그룹 관계사 중심의 전기전자 물류에 강점을 가지고 10년 이상 파트너쉽을 유지해 오면서 고객사의 제품과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물류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사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한솔로지스틱스 측은 “2015년에 연결기준 매출액 3900억 수준(추정)이 예상되지만, 미래성장 전략을 통해 2020년 매출 1조와 영업이익 35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신규사업을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