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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아리랑을 국내 최초로 서양식 음계로 채보해 세계에 알린 호머 B. 헐버트 박사(1863~1949)가 제1회 서울아리랑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서울아리랑페스티벌조직위원회는 14일 “아리랑의 가치 공유와 확산을 위해 서울아리랑상을 제정했다”면서 “129년 전인 1886년 한국에 온 헐버트가 우리 소리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구전으로 전해지던 아리랑 가락을 서양식 음계로 채보해 우리 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 ‘서울아리랑상’의 제정 취지에 잘 부합해 첫 수상자로 합의 추대했다”고 밝혔다.
논문에서 그는 “대략 782마디 정도 되는 아리랑은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존재다. 다른 노래들은 말하자면 반찬에 불과하다”며 한국 음악 중 아리랑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으며, 아리랑뿐 아니라 시조, 민요들도 악보와 함께 다수 소개했다. 이후에는 아리랑과 한국민요 악보집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헐버트는 주시경 선생과 함께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점찍기 등을 도입했고,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만드는 등 교육사업에도 업적을 남겼다. 또한, 도산 안창호 선생 등과 함께 독립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헐버트는 1949년 별세 당시 국내 최초로 외국인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렀고, 이듬해 건국공로훈장 태극장(독립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글연구와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온 공로로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윤영달 조직위원장은 “서울아리랑상 첫 수상자로 아리랑을 세계에 알린 호머 B. 헐버트 박사가 선정돼 기쁘다”면서 “내년부터는 아리랑 관련 자료의 수집 발굴, 새로운 예술양식 창조를 통한 음악적 가치 확산, 독보적 학술연구 성과 등을 거둔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추천과 심의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대표 문화 콘텐츠로 꾸미는 문화예술축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15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10월 7일 서울아리랑 시상식에 이어 10일, 11일 이틀간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