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한·중·일 3국, 과거사 직시해야 올바른 미래로 나아갈 것"

2015-09-1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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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허우란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 인터뷰

양허우란 한중일 협력사무국(TCS)사무총장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중일3국협력사무국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과거사 문제를 올바르게 직시해야만 한중일 3국이 올바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양허우란(楊厚蘭)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신임 사무총장을 광화문에 위치한 서울의 TCS 사무실에서 만났다. 

마르고 조그마한 체구의 양 사무총장의 인상은 보통 건장한 체구의 중국 관료들의 모습도, 격식과 체면을 중시하는 관료주의적 분위기도 풍기지 않는 소탈한 이미지였다.

앞서 두차례 인터뷰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질문에 우회적으로 답을 피했던 다른 사무총장들과는 달리, 양 사무총장은 과거사 문제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으로서 전향적인 3국 관계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날 인터뷰는 40분 가량 중국어로 진행됐다.

양 사무총장은 "(3국이) 과거사 문제를 올바르게 직시해야만 3국이 올바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중국과 한국이 같은(역사문제)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일본의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현재 3국 협력은 역사에 대한 관점과 영토 갈등으로 일부 도전을마주하고 있다"며 "일본 젊은이들이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3국 협력이 정상 궤도로 가고 있는 만큼 신뢰 구축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주요한 도전으로, 정치적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양 사무총장은 올 가을로 전망되는 "(3국 정상회담은) 3국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국 협력체제 복원을 위해 "물론 한·중·일 간 협력이 이런(역사·영토)분쟁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다른 여러 영역에서 협력을 하고 있는 3국이 큰 흐름상의 변화를 겪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 뒤, 3국의 협력은 3국의 '기대'이자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경제적 협력과 사회·인문 교류 등의 방식 더 확대해 더 좋은 3국 간 협력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6년간 근무하고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및 북핵문제 전권대사를 지내는 등 '한국통'으로 꼽히는 양 총장에 10년 만에 한국근무를 하게 된 개인적 소감을 물었다.

그는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많은 변화가 있다"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 등으로 한·중 정상간에 다룬 많은 문제들은 좋은 결과를 얻었고, 양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등 양국 관계가 가장 좋은 관계를 달리고 있는 이런 환경적(시기) 측면에서도 한국 근무가 좋다. 서울로 다시 돌아오게 돼 아주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에서 한국사람들과의 좋은 기억이 많다"며 한국 근무 경험이 사무총장 역할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한·중·일의 협력 사업을 발굴·지원하는 TCS 신임 사무총장의 입장에서 볼때, 지금 한·중·일 협력이 잘 돼가고 있는지 물었다.

양 사무총장은 "3국은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입지를 취하고 있는 국가들로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이들 국가간의 이익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발전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이 지역 사람들의 염원이기도 해 우리는 지금 시험대 위에 올려져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3국이 협력을 잘하다가도 과거사 문제 등 갈등을 야기시킬 만한 문제가 생기면 3국 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3국은 경제파트너로 경제·문화·미디어 교류 등 다방면의 협력은 잘 되고 있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기대와 염원을 만족시키는 것인데 과거사 문제 등으로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부족한 부분도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TCS는 현재 이런 부분의 노력의 일환으로 3국 기자들이 3개국을 함께 돌면서 기자대화를 하고 있고, 3국 주요 8개 대학에 싱크탱크(Think Tank) 설립, 3국 지방정부 산하 기관에 연구기관을 만드는 등 다방면의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스모그와 일본 대지진 등 환경문제가 3국에게 큰 과제로 다가온 상황에서 중국의 환구시보 주관으로 3국 기자들이 환경문제를 공동 취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중·일 3국이 서로 다름을 알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협력의 시작'이라고 보는 양 사무총장은 "닮은 듯 다른 3국이 '다름'을 문제로 보지 말고 '차이'가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중·일이 협력을 통해 3국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TCS의 설립 목적으로, 양 사무총장은 3국의 협력을 가로막는 핵심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국가 간 실질적 협력을 위한 발돋움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양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으로 한·중·일 관계에서 한국과 중국은 더욱 긴밀해 지고 한·일, 중·일은 소원해지는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전승절 행사는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기념' 행사"라며 "다시 말해, 역사를 정면으로 대면해 역사의 사실을 말하고, 화해 평화의 환경을 만들어 평화를 수호하자는 것"이라며 한·중·일 3국 역시 협력을 통한 평화로운 3국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의 목적은 이런 역사를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직시해 평화를 수호하는 환경을 만들어 밝은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사무총장 취임식에서도 "한·중·일 3국의 협력을 위해, 또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하기도 했다.

TCS는 2010년 5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합의로 2011년 9월 출범했으며, 세 국가가 돌아가며 2년씩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한국의 신봉길 초대 사무총장(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에 이어 일본에서 이와타니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을 맡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중국 차례다.

국제기구인 3국 협력사무국은 3국 간 협의체 운영을 지원하고 협력 사업을 발굴·지원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2010년 5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합의로 2011년 9월 공식 출범했다.

◆양허우란 사무총장은?

양허우란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의 신임 사무총장 이달 1일부터 이와타니 시게오(岩谷滋雄) 전임 사무총장의 후임자로 TCS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양 사무총장은 2013년 3월부터 최근까지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로 재직했으며 미얀마 부임 전에는 주네팔 대사를 역임했다.

특히 그는 2009∼2011년 중국 외교부 한반도 및 북핵문제 전권대사로서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은 바 있으며 과거 주한 중국대사관 근무 경험도 있어 ‘한국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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