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안돼" 전방위 압력

2015-09-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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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방준비제도이사회 트위터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도 금리인상을 미뤄야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며, 미국 내에서는 세계적인 석학 스티글리츠 교수가 나섰다. 

카우시크 바수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일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이 인터뷰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신흥국 시장에 '공황과 혼란'을 가져온다"면서 "세계 경제가 더욱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금리인상을 미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신흥 시장에서의 자본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며, 동시에 달러화의 가격상승을 불러오면서 미국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중국 경제의 건전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지난 5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발언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녀는 "미국은 물가, 고용, 실업률 등 모든 수치가 완벽하게 갖춰진 다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면서 "미국 연준은 오랜기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는데, 감히 말하자면 영원히 그렇게 해야한다"라며 금리인상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FT는 만일 다음주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는 곧 세계 경제체제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두 기구들의 조언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세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http://www.project-syndicate.org)에 실은 '지긋지긋한 연준'(Fed Up with the Fed)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일반 근로자와 미국 경기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며 연준은 금리인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금리 정책 결정자들이 채권과 수익률에 신경을 쓰는 자본가 계급이 아닌, 일반 노동계급의 삶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면서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우선 금리인상의 근거로 쓰이는 고용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의 8월 실업률이 5.1%로 발표됐지만, 파트타임 근로자와 한계 고용 근로자를 제외하면 미국의 실업률은 10.3%에 달한다면서,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흑인 17∼20세만 놓고 보면 절반은 일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들어 미국 일반 근로자의 실질 임금도 0.5%나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금리는 일반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있을 때 올린다면서 지금 미국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인 연 2%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며, 또 물가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연준이 손도 못 쓸 정도로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금리인상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오는 16~17일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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