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카테고리 브랜드 운영, 시너지 효과? 제 살 깎아먹기?

2015-09-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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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2]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SPA 브랜드 공세와 불황으로 성장이 멈춘 패션업체들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2는 지난 7일 유럽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의 국내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내년부터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아웃도어 브랜드 살레와의 국내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지난 2006년에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를 인수한 바 있다. K2는 이번 계약 체결을 바탕으로 아웃도어를 넘어 스포츠 영역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각오다.

 

[사진제공=이젠벅]


다른 아웃도어 업체들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세컨드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밀레와 네파, 블랙야크는 등산과 기능성에만 국한돼 있던 아웃도어 시장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엠리밋, 이젠벅, 마모트를 선보였다. 상위브랜드의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반면 이들 브랜드는 론칭 이후 20~30%대의 성장세를 보이며 아웃도어 시장 자체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제 살 깎아먹기'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동종 카테고리 브랜드를 전개하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비슷한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비슷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부진이 계속되면서 세컨드 브랜드의 타깃층을 20~30대까지 낮췄다. 여기에 기능성, 전문성보다 데일리 아웃도어를 추구해 브랜드만 다른 제품을 판매하는 꼴이라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사진제공=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의 경우, 30~40대 여성을 겨냥한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 올리비아 하슬러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아웃도어 와일드로즈까지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해 네 브랜드의 타깃층이 겹친다.

이럴 경우, 와일드로즈에서는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지만 기존 고객이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그룹 매출액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게 된다. 여성복 1위를 지켜온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시장점유율을 깎아먹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를 중심으로 일상생활, 골프웨어 등으로 활용 가능한 패션을 선보여 수익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브랜드와의 차별성 없이 흐름에 따른다면 결국 브랜드 자체의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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