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 등 대한민국 사극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로 다시 뭉친다. 두 작가는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육룡이 나르샤' 작가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시청률이 점점 하락하는 지상파 드라마에 대해 김영현 작가는 "'뿌리 깊은 나무' 이후 많이 우울했고 고민도 많았다.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을 보면서 '큰일이다. 그만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결론이 나지 않더라. 아직 드라마가 재밌고 좋은데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느냐? 시청자가 선택해 줄 것을 어떻게든 찾아내 보자 마음먹었다"고 했다.
"'대장금' '선덕여왕'으로 시청률이 40~50% 나왔을 때 대중이 '콘텐츠 후진국이다. 얼마나 볼 게 없으면 하나의 문화콘텐츠를 나라의 반이 보느냐'고 했다. 헌데 다양성이 보장된 지금 우리는 긍정성을 부각시키지 않고 위기감을 느낀다"고 지적하면서 "시청률이 10~20%가 나와도 좋다. 보는 사람이 재밌고 향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믿기로 했다. '내가 좋아서 만든 드라마를 국민 중에 몇 분이나 공감해 줄까. 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지, 이 작품으로 한국 드라마를 일으키겠다는 욕심은 없다"고 했다.
김 작가는 "지상파 드라마를 보면서 '재밌는데 왜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헌데 최근 '용팔이'의 히트를 보면서 '다행이다. 재밌으면 보는구나. 시청층이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니구나'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기획이라는 것이 성공을 담보하는데 얼마나 유효한 것인지 모르겠다. 타켓층을 설정하고, 요즘 경향을 분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드라마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진취적이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새롭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감 때문에 하는 것이다. '많은 자본이 들어간 작품이니만큼 안전하게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갈등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데 우리만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길을 갈 수는 없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유아인)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드라마 김영현-박상연 김명민, 유아인, 신세경, 변요한, 윤균상, 천호진, 정유미 등이 출연한다.
'용팔이' 후속으로 내달 5일 첫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