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해군 함정이 미국 앞마당으로 불리는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주요 2개국(G2·미국과 중국)간 군사력 패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해군 함정 5척이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에서 포착된 사실을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수일간 중국 군함들의 움직임을 추적해온 미 국방부에 따르면 수상전투함 3척, 상륙함 1척, 보급함 1척 등으로 구성된 해당 군함들은 러시아와의 합동 해군훈련을 마친 후 베링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함정은 알래스카주의 최서단에 위치한 알류샨 열도 인근 국제수역으로 항해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중국 군함의 베링해 출현이 주목되는 이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알래스카를 방문 중인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짙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3일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 개최 시기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군사력 과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AFP통신은 중국 해군 소속 함정이 이 지역에 진입한 것은 자국의 해상 영향력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군함들로부터 어떠한 종류의 위협이나 위협적인 행동을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중국 군함의 베링해 출연 의도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군함의 베링해 출연은) 북극 진출에 뒤지지 않으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북극해를 통과하는 제3의 항로인 '북극해항로' 개척을 위한 행보를 적극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2년 중국 쇄빙선 쉐룽호(雪龍號)는 중국 선박 중 최초로 북극점 인근을 통과하는 운항에 성공했고, 지난 2013년에는 북극이사회의 영구참관국이 됐다.
중국이 북극해에 관심을 갖는 데에는 북극해항로를 통해 아시아와 서방을 잇는 무역로를 확대하고, 북극해에 매장된 막대한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