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 한중경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청와대가 지난 달 31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2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6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주철기 외교안보 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 계기에 개최되는 만큼 (중국의) 전후 70주년, 우리의 광복 70주년 및 분단 70년의 역사적 시점과 의미에 부합되도록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소중한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같은 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네번째 회담을 갖고 한중관계 발전 방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주요 관심사항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주 수석은 "세계 및 지역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중 FTA 활용 등 양국 간 호혜적 경제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와 앞으로 양국 경제협력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 의미와 관련, "중국과의 우호협력 증진 필요성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전, 평화 통일에 대한 중국의 기여와 역할을 기대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는 이번 기념행사가 과거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를 바탕으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화합 및 협력을 촉진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열들이 항일 독립운동과 항쟁을 전개한 곳이 바로 중국 대륙이었다는 점에서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승절 행사는 중국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11시30분까지 진행되며 국가연주, 국기게양, 시 주석 연설, 사열, 분열 등으로 구성됐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 각국 정상급 30여명과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 등 정부 고위급대표 20여명이 참석한다.
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및 지역기구 대표 10여명을 비롯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순서 중 가장 주목되는 열병식은 항일전쟁 승리기념 및 정신 고취 ▴민족부흥 실현을 주제로 진행되며 란저우, 청두, 광저우, 난징, 지난, 베이징, 선양 등의 인민해방군 7개 군단과 미사일 부대, 무장경찰 부대 등 총 1만2000여명의 병력, 40여종의 장비 500여대 및 20여종의 항공기 200대 등이 동원돼 70분에 걸쳐 치러질 예정이다.
중국측의 발표 내용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톈안먼 성루에 올라 시 주석 옆에서 이날 행사를 지켜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 수석은 "중국측은 금번 우리측의 행사 참석과 관련해 여러 차례 우리 정상에 대해 각별한 의전과 예우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3일 오후 상하이로 이동한 뒤 4일 오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과 동포 간담회에 참석한다.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은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에서 한·중 공동으로 개최되며 중국 측에서는 상하이시(市)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하게 될 예정이다.
상하이 방문에 대해서는 "인구 2400만명의 세계 최대도시 중 하나로 과거 및 현재를 통해 우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도시이자 한·중 간 경제협력의 미래를 상징하는 곳"이라며 "특히 다양한 독립운동 유적지가 소재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같은 날 오후에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연설을 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주 수석은 이번 방중과 관련해 "향후 최근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이행과 함께 이번 전승 70주년 행사 참석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 정상외교 로드맵을 본격 가동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10월 중순 한·미 정상회담 및 일련의 다자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국익을 신장하는 주도적 외교로써 동북아 정세의 선순환적 발전에 기여하도록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