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체, 형제 간 '선의의 경쟁'

2015-09-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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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가구업계의 서로 다른 '형제 경영'이 화제다. 

같은 회사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형제들도 있고, 일부 2~3세들은 회사를 박차고 나와 창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본사의 위상을 넘볼 정도로 기업 규모를 키운 곳도 있다. 

반면 후계 경쟁에서 밀린 이들은 새로운 가구회사를 설립, 본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경우도 종종 포착되고 있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사진제공=한샘]


◇ 한샘形, 형을 따르라

한샘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동생 조창식 대표는 해외가구 수입업체인 도무스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형을 돕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1970년에 한샘을 함께 창립했다. 한샘인테리어의 대표이사직까지 역임했다. 이후 그는 1999년에 한샘도무스를 설립, 고급 가구의 수입·유통을 맡는 등 15년 동안 한샘과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04년에 한샘을 나와 2006년 한샘도무스와 같은 업종인 도무스디자인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한샘도무스와는 별개 회사라는 게 조 사장의 공식 입장이다.

수입가구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늘어나면서 도무스디자인은 지난해 매출액 1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이사, 시몬스 안정호 대표이사 [사진제공=에이스침대, 시몬스]


◇ 에이스침대形, 형제 간 각개전투

에이스침대의 안성호 대표와 시몬스의 안정호 대표 형제는 매트리스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1조원 규모의 국내 수면시장에서 에이스침대(지난해 매출액 1692억원)와 시몬스(1271억원)의 시장점유율은 40%에 달할 정도다. 

에이스침대의 창업주 안유수 회장은 지난 2002년에 장남인 안성호 대표에게 경영을 맡겼고, 1992년 설립된 시몬스는 2001년부터 차남인 안정호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차남 안정호 대표의 경영 능력을 더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에이스침대의 영업이익(273억원)은 전년대비 6.2% 감소하고, 순이익(237억원)은 17.9% 줄었다. 2012년 매출액 1784억원, 영업이익 371억원을 정점으로 실적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271억원으로 전년대비 24.7% 증가했고, 영업익과 순이익도 각각 132억원, 109억원으로 169%, 105% 급증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박유재 에넥스 회장, 박진규 에넥스 부회장, 박진호 엔비스 사장 [사진제공=에넥스]


◇ 에넥스形,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라

에넥스 창업주 박유재 회장은 애초에 차남 박진호 대표에게 경영을 맡기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대표이사가 장남인 박진규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두 형제는 후계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박진규 부회장은 지난 2003년 7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에넥스 중국법인인 이내스주구유한공사 사장을 맡았고, 박진호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5년 간 한국법인을 이끌었다.

하지만 박진호 당시 대표가 이끌던 국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2010년 중국법인장으로 나가 있던 장남 박진규 부회장을 대표로 임명했다. 사실상 후계구도가 정리된 것이다. 박진호 대표는 현재 싱크대, 붙박이장 등을 만드는 계열사 엔비스 사장으로 물러난 상태다. 

삼남인 박진우 씨는 일찌감치 에넥스의 관계사인 엔텍의 대표이사로 분가했다. 엔텍은 에넥스의 식당용 주방설비 사업부문에서 분리·설립된 회사다. 에넥스를 주요 거래처로 삼아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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