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이후 인천시는 매립지 소유권, 면허권 이양으로 1조8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자산가치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매립지의 소유권, 면허권 이양은 생각보다 자산 가치나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으며 매립지관리공사의 이관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에 재정 부담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매립지를 넘겨 받아 당장 재정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
1. 수도권매립지 소유권 및 면허권 이양, 인천시에 도움이 되나?
인천시는 현재 서울시(71.3%)와 환경부(28.7%)가 소유한 수도권매립지 소유권과 매립면허 지분을 넘겨 받게 되면 1조8천억원의 자산 가치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조8천억원의 자산 가치는 매립지관리공사가 수도권매립지 유휴부지를 아라뱃길 조성을 위해 수자원공사에 매각한 보상단가를 적용한 금액(평당 약 30만원)으로, 1매립장에서부터 4매립장까지 수도권매립지 전체 부지를 환산해 이같은 금액을 환산해낸 것이다. 이는 터무니 없게 과다 책정된 금액이다.
합의문에는 당장 수도권매립지 전체를 넘겨 받는 것이 아니라 제1매립장(408만8천㎡), 제2매립장(381만㎡), 기타 유휴부지(200만㎡) 등 총 990만㎡ 부지를 우선 넘겨 받도록 명시돼 있다. 나머지 제3매립장과 제4매립장은 사용 종료 후 일괄적으로 넘겨 받도록 규정돼 있다.
우선 넘겨 받는 1,2매립장과 유휴부지의 자산 가치는 아라뱃길 보상단가를 적용하더라도 1조480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전체 부지(1천541㎡)를 적용해 1조8천억원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1,2매립장은 쓰레기 매립으로 20 ~ 30년간 안정화 기간을 거쳐야 해 종료후 오랜 기간이 지나서야 경제적 가치의 효용성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활용 가능한 유휴부지 200만㎡의 자산 가치는 아라뱃길 보상단가 기준으로 2천억원이 고작이다. 당장 개발이 가능한 부지의 경제적 가치는 2천억원 정도에 불과한데, 인천시가 1조8천억원 가치 운운하는 것을 볼때마다 기가 막힐 지경이다.
쓰레기 매립이 전혀 없어 경제적 가치가 높은 부지와 쓰레기를 묻어 30년 이후에나 경제적 가치를 따질 수 있는 쓰레기매립장의 가치가 어떻게 똑 같을 수 있는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아전인수식 논리이다.
인천시가 아무리 경제적 이득을 확대 포장해 매립 연장을 합리화하고 싶더라도 이 정도로 터무니 없게 과대 포장하는 것은 시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짓거리일 수밖에 없다. 화려한 거짓 포장으로 시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것은 행정기관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게다가 인천시로 넘겨받게 될 1,2매립장은 안정화 기간을 거쳐야 하고 연평균 500억원 정도의 안정화 공사비용이 소요되는데, 쓰레기매립지 인수로 얻게 되는 이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많다.
연간 소요되는 안정화 공사비용이 500억원 정도임을 감안할때 30년간의 전체 안정화 공사 비용은 1조원이 훨씬 넘는다.
과연 인천시가 이를 감당할 재정적 능력이 있을 지 의문이다. 인천시는 종료가 예정된 수도권매립지를 밀실 합의로 연장해놓고 수도권매립지의 자산가치까지 부풀려 시민을 호도하는 거짓 행정을 일삼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규탄 받아 마땅하다.
2.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관, 인천시에 이득인가?
우선 매립지관리공사의 이관부터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4자 협의체간 합의문에는 매립지공사의 이관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공사의 권리, 의무 일체 인수 방안과 공사노조, 주변 주민 등과의 갈등 해결 방안 등의 이행계획을 마련하고 관계기관의 동의를 거쳐 이관절차에 착수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현재 공사 노조가 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게다가 관계기관 동의를 거쳐 연내에 매립지관리공사법을 폐지하려면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순조롭게 진행될지가 의문이다.
공사법 폐지의 경우 그동안 환경부가 관할해오던 매립지관리공사를 일개 지자체가 떠 맡게 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국회에서 논란이 일 수밖에 없고 공사법 폐지안의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환경부가 매립지관리공사를 인천시에 넘기는 것은 결국 정부가 페기물 처리 정책을 포기한 채 일개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이고, 수도권폐기물 정책을 일개 지자체가 떠맡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3개 시도가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전제 아래 매립지를 연장한 것이라면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도맡을 것이 아니라 3개 시도가 공히 매립지공사를 신설해야 마땅하다.
매립지관리공사의 이관으로 인천시가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논리도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 오히려 매립지공사의 운영 적자로 인해 가뜩이나 재정 적자가 심각한 인천시에 재정난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매립지공사는 반입수수료 현실화 계획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수수료를 인상했지만 최근 3년간 연평균 842억원, 총 2천526억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했다. 심지어 매립지관리공사는 재정적자가 심각해지자 그동안 적립해놓은 기반사업기금 1천340억원을 전용해 운영 적자를 메꾸는 회계부정까지 저질렀다.
여기에다 내년부터 반입 수수료를 50% 인상하더라도 2017년부터 직매립을 금지하고 순환자원을 의무화하는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이 시행될 경우 쓰레기 반입량의 급격한 감소로 또다시 운영 적자에 시달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에는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이 급격히 도시화하면서 공사가 부담해야 할 주변지역 환경관리 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문제점도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하면 인천시가 주장하는 것처럼 반입수수료 50% 인상으로 인천시 재정난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사에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매립지관리공사의 이관은 결국 인천시가 운영 적자로 인해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국가 공기업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매립지를 연장해 쓰레기를 지속적으로 받아 주고도, 운영 적자 상태인 부실 공사까지 떠맡게 되는 이중의 우를 범하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