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증시 쇼크로 중국 회사채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채권시장은 그간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증시 불안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위안화 절하와 함께 주가폭락 사태까지 겹치면서 가격하락과 대량 매도세 등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증시가 8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한 2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의 고금리 회사채 가격은 7월 중순 이후로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고 중국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에너지업체 중유연기집단유한공사(中油燃氣集團有限公司)의 5년물 달러 표시 채권 가격은 이날 2%가 하락해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5월의 4.8%에서 7.6%로 급등했다.
WSJ은 중국 회사채 가격 하락의 원인을 중국 당국이 최근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탓에 달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이자 및 원금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폭락 사태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매입 자금으로 썼던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고금리 회사채를 대거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소재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벤 사이 채권담당 대표는 "일반적으로 아시아의 회사채시장은 주식시장보다 양호해 그동안 채권에 대한 매도세는 완만했다"면서 "하지만, 주식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조직적인 채권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가 하락하면 '마진 콜'(보유자산 가치 하락으로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받는 일)에 대응하기 위한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하게 되고, 대규모 손실 없이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채권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WSJ은 "아시아의 채권시장이 중국 경기불안과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분야인 주식·외환시장에 비해 견조하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면서 "이에 고금리 달러 표시 회사채는 향후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시아 채권의 벤치마크 지수인 JP모건 아시아 크레디트 인덱스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2.2%가 올랐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MSCI 일본 외 아시아'(MSCI Asia ex-Japan)‘ 지수가 같은 기간 12.4%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WSJ은 "하지만 증시 하락압력이 지속된다면 채권시장도 심각하게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