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고위급접촉에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북측에서는 군내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대남당당 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대표로 나선다.
10시간에 가까운 협상에서도 남북이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함에 따라 최근 군사적 대치상황의 원인과 해법에 대한 팽팽한 기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서울과 평양으로부터 훈령을 받으면서 수차례 정회를 하고 때로는 수석대표끼리 일대일 접촉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에 야식을 먹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이 1차 접촉을 토대로 내부 전략을 가다듬은 뒤 이날 다시 얼굴을 맞대는 만큼 해법도출을 위한 묘안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는 가운데도 남북 양측 군이 대치하는 최전방에는 최고 수준의 긴장이 흐르고 있다.
우리 군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북한군의 동향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군 관계자는 23일 "북한군은 남북간 고위급 접촉 중에도 최전방 부대에 증강 배치한 화기를 발사 대기 상태로 유지하고 병력도 완전군장을 꾸려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21일 최고사령부가 전방 부대에 발령한 '전시상태' 명령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전시상태에 돌입하면 '완전무장'을 갖추고 불시에 작전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군은 우리 군이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즉각 타격할 태세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은 지난 20일 포격도발 때 사용한 76.2㎜ 평곡사포(직사화기)를 전진 배치하고 포병부대도 갱도에서 나와 사격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에 대응해 우리 군은 고위급 접촉과는 상관없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도 최전방 11개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가동했으며 오늘도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