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대 홈플러스, 오늘 새 주인 판가름…‘본 입찰’ 실시

2015-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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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영업 실적으로 매각금액 하락 요구 설도 '솔~솔~'

'외국 자본 먹튀 논란'…노조, 시민단체 반대로 변수

서울 홈플러스 본사 [사진=정영일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오늘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새 주인을 결정하는 본 입찰이 진행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영국 테스코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HSBC증권은 당초 17일 계획했던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 입찰을 24일 실시키로 했다.
본 입찰에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8개사 가운데 해외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을 비롯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골드만삭스PIA 등 3개사와 국내 MBK파트너스 등이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종 후보로 어피니티, 칼라일, MBK-골드만삭스 등 3개 사모투자펀드(PEF) 컨소시엄 등 3파전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1일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어피니티는 최근 미국 대형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각각 제휴했다고 보도했다.

또 MBK는 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펀드인 골드만삭스PIA 및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손을 잡았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메자닌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MBK는 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대투증권·NH투자증권 등과 인수금융단을 꾸린 상태다. 최근 구속력 있는 투자확약서를 제공해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칼라일은 외환은행·기업은행·농협·한국투자증권과 손잡았다. 어피니티는 산업은행·삼성증권·대우증권과 KKR은 국민은행·하나은행·현대증권과 각각 인수단을 구성한 상태다.

이번 본 입찰은 최종 인수가격 등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는 절차다. 일단 후보사들이 제시할 매입 금액이 최대 관건이다.

인수 가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테스코 측이 예비입찰에서 적용한 커트라인은 6조7000억원 선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따라서 본 입찰 최고가는 그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치에 못 미쳐 매각가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17곳 매장을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지난해 총 매출 7조526억원, 영업이익은 19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510억원)보다 40% 감소한 것이다.

또 33개 매장을 운영하는 홈플러스테스코도 최근 몇 년간 400억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2014년에는 영업 부진으로 전년보다 1244억원이 줄어든 1조60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적자(-112억원)로 전환했다. 홈플러스베이커리도 2012년 이후 매출이 계속 하락해 지난해엔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존 점포 매각 후 재임대(세일앤리스백)하면서 임차료가 증가했고, 신규 점포 출자에 따라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간 전략적 투자자(SI)로 이름이 거론됐던 동종업계 1위와 3위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비롯해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 하나로마트를 운영 중인 농협유통과 이랜드그룹, 현대백화점 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다만 예비입찰에 응했지만 적격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오리온도 여전히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인수자를 가리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투자자 구성이 바뀔 여지는 남아 있다. 때문에 오리온과 현대백화점 등 홈플러스를 포기하지 않은 일부 사업자가 다시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매각 후 일정에 대해 IB업계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가 홈플러스 인수 후 주주들에게 2~3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사를 슬림화해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거나, 국내 및 해외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등 어떻게 든 이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분할 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에 반대한다며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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