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달 3일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이를 계기로 동북아 외교에 새로운 판짜기가 예고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방안이 양국간에 최종 조율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역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가 10월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두 달이나 앞당겨 발표한 것은 박 대통령의 방중 포석 깔기가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중 관계나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조, 일본 변수, 우리나라 항일운동 역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참석이 불가피하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인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박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두고 막판까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방중으로 한중·중일회담이 열리게 되면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자연스럽게 연내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변화를 견인하는 데도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베 총리의 전후70년 담화(아베 담화) 이후 대일 관계에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역사인식 문제에서 갈등을 빚는 일본을 견제하고 한중일 정상회의를 성사시켜 동북아 외교 판을 주도적으로 짜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승절 기념행사와 열병식 참석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념식장에서 남북 정상의 조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