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北·日 압박, 동북아 외교주도권 포석

2015-08-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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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이를 계기로 동북아 외교에 새로운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18일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과 관련해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번주 후반쯤 (공식 참석 여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가 지난 13일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0월 정상회담 일정을 이례적으로 두 달이나 앞당겨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의 방중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행사가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의 '군사 굴기'를 보여주는 성격으로 우리 정상의 참석에 대해 미국 내에서 부정적 기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한중관계나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조, 일본 변수, 우리나라 항일운동 역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참석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현재는 박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두고 막판까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승절 기념행사와 열병식 참석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념식장에서 남북 정상의 조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불참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만으로도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중, 한미, 한중일 연쇄 정상 접촉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고 북핵 해결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북한이 오는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이 시기 동북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단독회담을 통해 북핵 공조로 북한을 설득하는 한편,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10일 계기에 도발을 감행하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양자·다자적 대응 문제를 협의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는 별도로 9월 시진핑 주석의 방미로 미중회담이 예정돼 있고, 전승절 즈음 아베 총리의 방중이 이뤄지면 중일회담도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한미중일에서 일관된 대북메시지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외교의 숙제다.

박 대통령은 이밖에도 유엔총회, 터키 G20 정상회의, 필리핀 APEC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와의 북핵 공조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의 방중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변화를 견인하는 데도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70년 담화(아베 담화) 이후 대일 관계에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역사인식 문제에서 갈등을 빚는 일본을 견제하고 한중일 정상회의를 성사시켜 동북아 외교 판을 주도적으로 짜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9~10월 중국, 미국과의 단독회담, 11월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정부가 중국 전승절 즈음 열리는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광복7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행사인데다 항일을 주제로 하고 있어 일본에 대한 압박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해도 일본이 과거사 반성에 의미 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한 한일 관계는 제한적인 진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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