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혁신역 신설은 ‘교통 오지’ 오명 씻을 절호의 기회”

2015-08-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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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당위성 거듭 주장…”최후엔 法적 대응도 불사“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전북지역 호남선KTX 혁신역 신설에 대한 필요성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혁신역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위원장 김점동·이일우)’가 보도자료 형식의 성명을 통해 혁신역 신설 당위성을 거듭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도내 정·재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돼 구성된 추진위는 그간 수차례에 걸친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서명운동 등에 이어 최근에는 청와대, 국토교통부, 국회 등에 ‘호남선KTX 혁신역 신설 및 김제역 이전’의 필요성과 정당성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관계당국을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벌여 왔다.

아울러 김제시와 김제시의회, 전주시의회, 완주군의회도 추진위의 취지에 공감, 그동안 결의문 등의 형식을 통해 관계부처에 혁신역 설치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추진위는 17일 언론 보도자료 형식의 성명을 통해 혁신역 신설과 김제역 이전 필요성 및 타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추진위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에 담긴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익산역, 접근성·편의시설 빈약, 쪽짜리 역으로 전락
 

▲김제역 이전을 촉구하는 '혁신역추진위원회'의 기자회견 장면[자료사진]


지난 10여 년 전 호남선 고속철을 계획할 당시 국토부는 전주·익산·군산·김제시민 등의 교통편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김제시 일원을 고속철 정차역으로 상정했다. 대신 현재의 익산역을 김제시 백구면 일대로 이전할 방침이었다. 국토부의 당초 계획은 호남선 고속철 정차역이 익산이 아닌 김제 백구였던 셈이다.

그러나 익산시민들의 반발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정치인들, 당시 전북도의 우유부단한 태도 등이 맞물려 국토부의 애초 구상은 백지화되고 말았다.

결국 현 익산역에 복합환승센터와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춰 익산역이 전북도의 교통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자는 식으로 타협이 이뤄졌다. 이에따라 국토부는 2006년 8월 호남고속철도 건설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지난 4월 익산역 개통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고속철 정식 개통 4개월여가 지났지만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익산역사 전경


고속철 역사의 핵심 기능인 복합환승센터는 천문학적인 비용(민자·약 2,200여억원)과 주변 상인들의 반발 등으로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주차장 등 기타 편의시설 설치도 익산역 구도심 주변의 높은 땅값과 익산시의 열악한 재정사정으로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주변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이같은 악순환은 개선은커녕 지속될 게 불 보듯 뻔한 실정이다.

게다가 익산역은 군·장철도의 복선화사업에 따라 물류거점 역으로서의 기능이 추가될 경우 주변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익산역에 대한 접근성 문제는 두고두고 골칫거리다. 협소한 익산역 주차장은 공간 확보에 극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가용 이용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익산시 인근 지역인 전주·군산·김제·완주 등에서 영업용 택시를 이용할 경우 3만~8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외버스를 이용하자니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에다 시간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시간이나 비용 등의 측면에서 고속버스에 전혀 비교우위를 느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때문에 대다수 도민들은 장거리 이동 시 고속철 대신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같은 문제점으로 익산역은 현재까지 반쪽짜리 고속철역으로의 기능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인근 광주 송정역과 비교하면 차이를 확연히 엿볼 수 있다.
 

▲KTX환승 승강장[자료사진]


광주 송정역은 고속철 개통 후 고속버스나 항공 이용객들을 흡수해 고속철 이용객이 무려 3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익산의 경우는 익산시민 중 고속버스 이용승객이 일부 고속철로 전환한 정도의 증가에 불과하다. 인근 전주·군산·김제·완주 지역 인구를 고속철 이용객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반쪽짜리 고속철’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고속철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들 것을 기대했던 전주·군산·김제·완주 등의 주민들은 되레 상대적인 박탈감만 가중되는 꼴이 됐다. 결론적으로, 익산역을 김제시 관내로 이전하려 했던 당초의 국토부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이 고속철 개통과 함께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신설 역 후보지로 당초 국토부가 계획했고, 추진위에서 줄곧 내세우고 있는 김제시 용지면 부용리 일원은 익산시는 물론, 전주·군산·김제·완주 등의 접경지대다.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로 손색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해 전주·익산·김제시가 10㎞ 이내, 완주·군산 역시 자동차로 20분 내외에 위치하고 있는 중심부다.
 

▲전북지역 KTX혁신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김제시 용지면 부용리 일원[자료사진]


이곳으로 고속철에서 소외된 김제역을 이전해 혁신역을 설치할 경우 130여만 전북도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전북이 '교통오지'라는 오명을 벗고, 전북지역의 미래 경제발전에도 견인차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차역 간 거리 탄력적 운용으로 효율성 배가해야

김제시 일원에 혁신역을 설치할 경우 고속철역 간 거리상의 문제가 대두된다.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서 추진위의 혁신역 신설 주장에 난색을 표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역 간(익산역~혁신역) 거리다.
 

▲KTX서대전 경유를 반대하는 공동 성명 전북지역 자치단체장들[자료사진]


현행 KTX 정차역간 거리는 42.7㎞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속철이 시속 300㎞로 달리는 특성상 제동거리를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고속철이 모든 역마다 정차하는 것을 전제로 할 때의 얘기다. 이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실제로 전라선 익산~전주는 30㎞도 되지 않지만 제각기 고속철 정차역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역들 역시 모두 고속철 정차역으로 기능에 큰 무리가 없다. 이는 여객수요, 제동거리 등을 감안해 고속철이 선별 정차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라선 고속철 20편 중 익산에 10편이 정차하면 나머지 10편은 전주역에 정차하는 등으로 제동거리에 따라 선별적으로 정차하고, 남원역과 구례역은 여객수요에 따라 나눠 정차하는 식이다.

역 특성을 고려해 정차역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경우 KTX 효능을 한층 배가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비좁은 국토 여건 상 이같은 신축성 있는 운영의 묘가 더욱 필요하다는 논리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며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충남 논산훈련소역 설치는 KTX 역간 거리 규정에 정면 배치된다. 논산에는 기존 서대전을 통과하는 고속철역인 논산역이 있고, 남공주역이나 익산역 모두 신철 추진 중인 논산훈련소역과는 거리가 채 3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논산훈련소역 설치는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얼령 비얼령' 식이 아닌 국토부나 코레일 측의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교통 접근성 확보로 떼 묻지 않은 관광자원 활용기회 삼아야

전북도는 국내 산업구도가 개편되고 정치권으로부터 마저 소외되면서 낙후의 대명사로 낙인된 지 오래다. 발전이 퇴보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뒤떨어진 교통 접근성이 꼽힌다.

오늘날 산업구조가 지나치게 비대화되고, 환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경제발전이 뒤처진 전북에게는 역으로 떼 묻지 않은 자연자원을 활용할 절호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KTX혁신역설립추진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점동 변호사는 전북의 미래를 위해서는 혁신역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자료사진]


국내에 국립공원이 4개나 있는 지역은 전북도(지리산, 내장산, 덕유산, 변산) 밖에 없다. 오염되지 않은 고군산열도와 지평선이 맞닿는 김만평야의 드넓은 곡창지대도 신선한 관광자원으로 재조명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통 접근성 확보가 선결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고속철은 풍부한 관광자원이 잠재된 교통 오지 전북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해 줄 중요한 운송수단임이 분명하다.

일본 신간센 고속철도와 이제 막 고속철시대를 개막한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 경제발전 측면에서 고속철 통과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극명한 빈부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훌륭한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한편, 추진위는 결의를 통해 △김제역을 전주·익산·군산·김제 접경지역인 김제시 용지면 부용리로 이전해 혁신역을 설치하고,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역행한 채 서대전 역 경유 고속철 증편·논산훈련소역 신설 등을 또 다시 일방적으로 강행 할 경우 헌법소원과 시위 등 법적·물리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임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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