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같은 1인 가구더라도 연령대별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다르다는 것인데, 20·30대 젊은층들은 주로 높은 전·월세값에 따른 주거비 부담을, 60대 이상 고령층은 고용불안에 따른 소득감소가 큰 문제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6일 발표한 ‘1인가구 경제적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2000년 226만 가구에서 2015년 506만 가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35년에는 763만가구로 증가해 전체가구의 3분의 1 이상(34.3%)이 1인가구가 될 전망이다.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보다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작년 기준 1인가구 저소득층 비중은 45.1%로 2인 이상 가구(10.9%)보다 훨씬 높다. 중위소득 150%를 초과하는 고소득층 비중은 1인가구가 13%에 불과했으나 2인 이상 가구는 25.7%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1인가구 비중은 2000년 31.3%에서 2015년 34%, 2035년 53.7%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같은기간 20대 1인가구 비중은 23.3%에서 10.6%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혼자 평균 혼인연령 증가와 이혼률 상승에 따른 1인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여성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20·30대 비중의 증가폭이 컸다. 1인가구 중 여성 비중은 2010년 66.1%에서 2014년 69%로 증가한 반면 남성은 33.9%에서 31%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여성 평균 초혼연령이 상승했고, 저출산 및 이혼증가의 시대적 현상이 맞물린 현상이다”고 분석했다. 20·30대 여성 1인가구는 2010년 41%로 남성(59%)보다 적었으나 2014년에는 50.9%로 남성보다 많아졌다. 반면 60대 이상 1인가구에서 여성 비중은 2010년 84.2%에서 2014년 81.8%로 소폭 하락했다.
1인가구 소비성향도 연령대별로 차이가 났다. 1인가구 전체 평균소비성향은 2010년 68.3%에서 2014년 73.4%로 증가했다. 이 기간 20·30대는 66.1%에서 73.6%로 40·50대는 57.7%에서 64.7%로 각각 평균소비성향이 증가했으나 60대 이상 1인가구는 90.5%에서 84.5%로 하락했다.
지난해 기준 60대 이상 1인가구 월 가처분소득은 84만원으로 20·30대(193만원), 40·50대(201만원)보다 훨씬 작았다. 60대 이상 1인가구는 일용직, 영세자영업자 비율이 높아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60세 이상 1인가구는 소득에서 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이외 소비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1인가구 엥겔계수(소비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기준 60세 이상이 23.6%로 20~30대(8.5%), 40~50대(1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20~30대 1인가구는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 부담이 가중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2014년 20·30대 1인가구 전세보증금은 연평균 8.3% 증가해 40·50대(5.5%), 60세 이상(1.9%)보다 높았다. 월세도 지난해 1인가구 기준 20·30대가 28만원으로 40·50대(24만원), 60세 이상(17만원)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에 대비해 △가족구조 변화에 부합한 주택·복지정책 △고령층 재취업 일자리 및 공공근로사업 확대 △20·30대 1인가구 주거여건 개선 △1인가구 맞춤상품 및 서비스 개발·보급 등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1인가구 증가추세를 반영해 현재 3~4인 가구 중심으로 편중된 가족정책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최근 급증한 20·30대 여성 1인가구, 저소득층 및 독거노인가구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