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국산 마블링의 달콤함, 쉐보레 임팔라

2015-08-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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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GM]


아주경제 (남해)임의택 기자 =미국에서는 소를 곡물사료로 키우는 데 비해 호주에서는 초원에 방목해 기른다. 호주산은 ‘청정우’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곡물사료를 먹인 미국산의 마블링이 훨씬 훌륭하고, 입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에서 한 수 위다.

지난 14일,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에서 만난 쉐보레 임팔라는 ‘마블링 뛰어난 미국산 소고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한국GM이 수입했던 대형차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는 모두 호주산이었고 결과는 ‘흥행 참패’였다. 절치부심한 한국GM은 이번에 미국산인 임팔라를 들여왔다. 완성도가 높아진 미국산 대형차의 품질에 자신감을 가진 덕분이다.
임팔라의 차체 길이는 5110㎜로, 경쟁차인 현대 그랜저(4920㎜), 아슬란(4970㎜)은 물론이고 제네시스(4990㎜)보다도 길다. 반면 차체 너비는 경쟁차 중 가장 좁고, 차체 높이는 가장 높다. 카마로를 연상케 하는 마초적인 앞모습 역시 경쟁차들과 확실히 구분된다.

[사진=한국GM 제공]


인테리어는 ‘젯 블랙’과 ‘모하비 투톤’ 두 가지로 나온다. 시승차는 모하비 투톤이 적용된 3.6 LTZ 최고급형이다. 고급스럽고 독특한데, 3.6 LTZ에만 선택사양으로 적용된다는 점이 아쉽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마무리는 과거 미국차에서 느껴졌던 헐거움을 찾아보기 힘들다. 8인치 터치스크린을 올리면 쉐보레의 장기인 ‘시크릿 큐브’가 등장한다. 간단한 사물을 넣을 수 있고 USB 커넥터도 마련돼 있지만 이걸 올리면 화면이 꺼진다. 애플의 ‘카플레이’는 동급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적용됐다.

시승코스는 고속 위주의 1코스와 와인딩 위주의 2코스로 나뉘었다. 먼저 시승한 동승자는 “차가 안 나간다”면서 연신 투덜댔다. 직접 운전해보니 절반은 맞는 말이다. D 드라이브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rpm(엔진회전수)이 치솟고 나서 반 박자 늦게 가속된다.

[사진=한국GM 제공]


그러나 M 모드로 바꾼 후 수동으로 기어를 제어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동급에서 가장 높은 최고출력 306마력의 진가는 여기서 발휘된다. 그 이유는 임팔라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6800rpm, 5200rpm에서 나오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아슬란 3.3 모델과 비교하면 최대토크는 같은 rpm에서 나오지만, 최고출력은 아슬란이 400rpm 낮게 설정돼 있다.

즉, 임팔라는 저단 기어를 적극 활용해 rpm을 높게 유지할 때 더 호쾌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연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공인연비를 보면 도심에서는 아슬란 3.3이, 고속도로에서는 임팔라 3.6이 우월하다. 임팔라는 평범한 조건에서 8.0㎞/ℓ, 가혹 조건에서 6.1㎞/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승차감은 매우 안락하다. 코너에서 과격하게 밀어붙일 경우 밀리는 듯하면서도 오뚝이처럼 중심을 잃지 않는다. 동급에서 유일한 20인치 휠과 타이어(브리지스톤) 덕분이기도 하다. 임팔라의 가격은 3409만~4191만원으로, 미국 판매가격보다 낮게 책정됐다. 현대차 아슬란(3895만~4590만원)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있다. 과거 대형차시장에서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한국GM의 노력을 가격정책에서 읽을 수 있다.

[사진=한국GM 제공]


임팔라는 안락한 승차감과 정숙성, 수입차치고는 저렴한 가격이 돋보였다. 전방추돌경보장치를 비롯한 안전장비를 전 모델에 기본 탑재한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 차가 잘 팔리면 한국에서 생산된다. 부품 수급을 고려하면 국내 생산이 유리하겠지만, 수입차라는 점을 어필하는 게 판매에는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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