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중국 증시 부양책이 바닥났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고 나서 주목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골드만삭스가 중국 증시가 급하강하기 시작한 6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당국 차원에서 쏟아부은 자금은 1440억 달러(약 168조원)로 아직 당국의 증시부양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6일 전했다.
과거 홍콩의 사례와 비교해도 중국 정부가 쏟아부은 증시 안정화 자금이 많은 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8월 홍콩 통화당국은 공매도 세력 저지를 위해 전체 증시 시가총액의 5.9%에 달하는 1181억 홍콩달러(약 18조원)의 유동성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쏟아부은 1440억 달러는 전체 증시 시총의 1.6%로 개입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지난주 상하이 증시가 중국 당국의 '발빼기'를 우려해 요동쳤지만 이미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입도를 높인 당국이 갑자기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면서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당국이 상하이종합지수의 바닥을 3000 중반대로 보고 있는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 경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2.67포인트(2.26%) 상승한 3744.21로 장을 마감한 상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도 1.6%로 역시 2%를 크게 밑돌면서 인민은행이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더해줬다.
한편, 중국 증시가 안정되더라도 '장미빛 호시절'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년간 상하이종합지수는 거침없는 상승장을 보이며 150% 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연내 최고점을 찍은 후 급락, 거세게 요동치며 시장 우려를 키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급락과 변동성 증가는 중국 경제 전반에 드리운 '둔화'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당국 부양책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의 유동성 지원 등이 계속되더라도 증시가 다시 거센 상승곡선을 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