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1170원 대에 안착했다. 지난 밤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관계자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일단 수출기업들에게 환율 상승은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이같은 환율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가부터 상승세였다. 9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의 인터뷰가 달러화 강세 재료가 돼 전일보다 4.0원 오른 1169.5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그는 전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록하트 연방준비은행장은 연준에서 중도파로 분류되며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에도 투표권이 있는 인물이다.
미국 경제 지표의 호조도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의 공장주문은 전월 1.1% 감소에서 1.8% 증가로 전환됐다.
한동안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중국 증시가 안정되고 있는 만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지지받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전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동결 및 중국 증시 반등으로 아시아통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진데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도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도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어도 다른 해외 통화들보다 과도하게 상승폭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7일 현지시각으로 발표되는 미국 고용 지표가 환율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홍 연구원은 "비농업고용지표 결과가 호조를 보일 경우 추가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으로 원·엔 환율은 3.57 오른(엔화 대비 원화 약세) 100엔당 943.94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