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재편성을 한 차례 더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중국 견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와 로이터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IMF 보고서를 인용, IMF가 내년 9월까지는 SDR 바스켓에 중국의 위안화를 포함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 여부는 이 달 말 열리는 IMF 상임이사회에서 일차적인 논의를 거친 뒤 내년 8월께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IMF가 당분간 SDR에 위안화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결정한 배경으로는 기준통화가 5개로 늘었을 경우 새로운 체제가 발효되는 2016년 첫 날부터 시장 교역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통화 바스켓에 포함될 경우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견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아시아투자개발은행(AIIB)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지난 6월말 사실상 공식 출범시키면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아시아의 인프라 투자가 주요 목적이지만 미국 주도의 세계 금융질서를 개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행보로 특히 주목을 받았다. AIIB 발족 당시 예상보다 훨씬 많은 57개국이 참여하면서 미국은 물론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기도 했다.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내 주요 7개국은 위안화를 받아들여도 좋다고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본은 미국과 함께 신중한 입장이다. 시다스 티와리 IMF 전략정책검찰부 소속 전략이사는 "모든 가능성은 이 달 말 열리는 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인 만큼 그 전까지는 (위안화 편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기에 좋은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IMF는 5년에 한 번씩 SDR 편성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2010년에도 한 차례 위안화를 SDR 바스켓에 편입시키기 위한 작전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당시 IMF는 위안화가 국제 교역에서 중요한 통화로 인정받고 있지만 활용도 측면에서는 비교적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