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중국 정부가 무너진 증시 금자탑을 재건하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중국 증시가 '루스(鹿市·사슴시장)'와 '허우스(猴市·원숭이시장)'라는 말이 나올 만큼 불안정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스와 허우스는 급격한 널뛰기 장세를 묘사하는 신조어다.
장샤오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대변인은 27일 주가가 폭락한 뒤 중국증권금융공사(CSFC)를 통해 주식 매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이전의 깜짝 부양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은 톰 드마크 드마크 애널리틱스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최근 중국 증시 흐름은 1929년 대공황 당시 다우존스 지수의 움직임을 따르고 있다"면서 “앞으로 3주간 중국 증시가 14%가량 더 하락해 3200선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정부의 부양책으로는 더 이상 증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없다"면서 "시장은 조작될 수 없다.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시장을 설명해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메트하 새먼트 피델리티 투자팀 이사는 CNBC에 "단기적 관점에서 중국 증시 상황은 매우 비관적"이라면서 "우려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앞으로 또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무리한 개입이 중국 증시 사태를 이같이 악화시켰다고 입을 모은다. 뉴욕 소재 에버코어 ISI의 중국 리서치 책임자 도널드 스트라즈하임은 블룸버그에 "중국 증시는 더이상 진정한 시장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상하이 어드밴스드 인스티튜트 오브 파이낸스의 주닝 부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당국이 개입하면 할수록 구멍은 커질 것"이라면서 "중국이 시장 논리에 따르기를 기대한다"고 평했다.
특히 최근 중국 당국의 노골적 개입이 이끌어낸 반짝 회복세가 오히려 차익 실현 매도를 부추겨 시장을 더 뒤흔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세라 자산운용의 위진 전략가는 로이터에 "당국 개입으로 지난 2주 증시가 꾸준히 회복됐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와 중국 기관 투자자가 차익 시현을 위한 매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신뢰가 무너진 중국증시에 대한 당국의 개입 효과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으며, 증시 충격이 중국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심각하지 않지만 투매가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경고했다.
KGI 증권의 상하이 소재 켄 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거품이 터지고서 증시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이 매우 어렵다"면서 "중국 당국이 추가 하락을 저지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