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신차효과와 최근 원달러 환율상승 흐름을 업고 연간 판매목표인 820만대 달성을 자신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판매대수가 줄고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과 이종통화 환율 악화, 업체간 경쟁 심화 여건 속에서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회복 기미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 현대차가 중간배당, 해외서 투자설명회(IR)을 진행하는 등 위기 속에서 주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부진했지만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에 비해서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2분기 123만2943대를 판매해 매출액 22조8216억원, 영업이익 1조7509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대수와 매출액, 영업이익이 1분기 비해 각각 4.2%, 9.0%, 10.3% 늘었다.
기아차는 2분기 77만7112대를 판매해 매출액 12조4411억원, 영업이익 6507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대수와 매출액,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3.5%, 11.3%, 27.2% 증가했다.
연간 820만대(현대차 505만대, 기아차 315만대) 목표 달성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연간 판매 목표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면서 “신차 출시를 통해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 전사적으로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환율상승으로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엔저를 업은 일본 업체와의 경합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원·엔 환율이 100엔당 938원까지 상승한 만큼 하반기에는 경쟁력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간배당과 해외 IR로 주가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룹 출범사상 최초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 지급을 결정하면서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했다. 현재 10%수준인 배당을 최대 30% 수준으로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지배구조와 주주 권익에 대한 내용만을 들고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간 홍콩, 싱가포르, 런던을 돌면서 해외 IR에 처음 나선 것도 긍정적이다. 실적뿐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나 중장기 주주권익 보호 노력에 대해서도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다.
◆ 하반기 실적 회복 열쇠 ‘중국 시장·SUV’
현대기아차는 로컬 업체와 경쟁 심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가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소매 인센티브 확대, 금융지원 프로그램 강화 등으로 판매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략형 모델을 집중 관리한다. 현대차는 미스트라와 ix25 등 현지전략 차종의 생산을 확대하고 기아차도 K3 모델을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고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의 해외 론칭 시점을 앞당겨 이달부터 매달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는 소형 SUV 크레타를 조기 출시한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쏘렌토 기반 현지 SUV 신모델과 소형 중형 신모델, 엔트리급 SUV 모델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SUV 수요를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현재 2개인 SUV 라인업을 2017년까지 4개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