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을 방문 중인 리덩후이(92·李登輝) 전 대만 총통을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산케이신문은 두사람의 회동사실을 보도했고, 대만의 언론들도 두사람이 만난 사실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관련 보도를 부인했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리덩후이 전 총리는 "말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의 회동은 사실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밤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성명에서 일본이 "완고한 대만독립 분자인 리덩후이에게 일본 내에서 대만독립 활동을 하도록 방문을 허가하고 편의를 제공했다"며 "중국은 엄중한 우려와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또 "이는 중국의 엄정한 우려를 무시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루 대변인은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중국은 그 어떤 사람이, 그 어떤 형식으로 국제사회에서 대만독립 분열활동을 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고 그 어떤 국가가 대만독립 분자에게 정치적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중일공동성명' 등 4개의 정치적 문건에 담긴 원칙과 중국에게 한 정중한 약속을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줄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며 "중일관계에 새로운 정치적 장애물을 만드는 것은 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88∼2000년 대만 총통을 지낸 리덩후이는 재임 기간 대만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에 공헌했지만, 양안관계에 있어서는 대만이 독립된 주권국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특히 퇴임 후 일본을 찾을 때마다 반중 친일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퇴임후 7번째 일본을 방문했으며, 이번 방일은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