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대중교통이 끊기는 늦은 밤 사람과 차가 한데 뒤엉켜 벌어지는 '택시잡기 전쟁'을 해소하기 위한 서울시의 '해피존' 제도가 오는 9월 강남역 일대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된다.
다만 해피존 내 택시공급 확대 차원으로 10년 만에 부활이 전망된 동승제는 당장 여론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시행 시기가 늦춰진다.
차도까지 침범하는 등 시민과 택시의 무질서한 승차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타시도 택시의 경우 해당 사업구역만 이동할 수 있는 법 규정으로 '승객 골라태우기' 빈발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코자 한다.
정해진 승차대 이외를 택시탑승 금지구역으로 규정하는 해피존은 신논현역~강남역사거리 750m 양방향에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적용시킨다.
이곳에는 빛을 내는 폴(pole)형의 승차대를 신논현역↔강남역 방향별 3개씩 둔다. 오후 10시 이후 이용률이 현격히 떨어지는 마을버스 정류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각 승차대에는 서울택시만 정차할 수 있지만 서울, 경기도, 인천 등 동선과 상관없이 오간다. 대기차량이 적은 땐 해당 구간에서 승·하차가 동시 실시되지만, 이와 반대의 상황에서는 중간 지점에서 내리고 서울 및 경기도로 운행한다.
서울시는 시범운영 기간 시와 자치구 공무원 및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공동 단속반을 꾸려 시민, 운수종사자의 계도를 이끌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택시 늘리기' 유인책으로 검토된 동승제도는 전문가 등 보완을 거쳐 재공론화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벌인 모니터링 분석 결과, 동승제 반대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는 동승제를 통해 승객이 오래 기다리는 불편함을 줄이고, 기사 입장에서는 수입금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만연적인 합승에 따른 택시 서비스 질 저하와 엄격한 관리 및 통제가 필수적이라는 등 우려가 더욱 큰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종로, 홍대 등 승차난이 빈번한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택시 승차난이 해소될 수 있도록 시민과 사업자 등 각계 의견 수렴 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