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속 힘든 ‘섬유산업’…올해 흥망성쇠 '갈림길'

2015-07-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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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한국 섬유산업, 원동력은 저임 등 가격경쟁력 우위

베트남 최대 수출국 부상 등 주력 수출 시장 변화…TPP 기대

정부·섬유업계, 섬유·의류 FTA 원산지도 풀어야할 과제

[사진=아주경제신문DB]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올해 섬유업종의 본격적인 저성장세가 예상되면서 주력시장에 대한 발 빠른 변화가 흥망성쇠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한계 상황에 몰린 섬유업계가 베트남 투자로 눈을 돌리는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기대를 걸고 있다.

19일 정부기관과 섬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저가 공세로 한계 상황에 몰린 섬유·의류업계가 새로운 전략생산기지로 동남아시아의 신흥 경제국가인 베트남을 선택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공개한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내역을 보면 올해 상반기 승인액이 56억 달러다. 이 중 섬유·의류업종은 약 20%를 차지하는 등 11억 달러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섬유·의류업종은 중국의 저가공세로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는 등 가격 경쟁력 유지에 한계를 맞고 있다. 때문에 2014년 대베트남 수출은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을 추월하는 등 우리나라 섬유 의류의 최대수출국으로 부상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산업경제정보를 보면 2013년 5월 누계기준 한국 섬유의류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비 5.1% 감소한 반면, 대베트남 수출은 13.0%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의 내수부진과 신흥국의 경기둔화 등의 어려운 환경 속에도 섬유패션 산업은 159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섬유 업종의 해외생산 확대 영향으로 낮은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얀마가 새로운 섬유생산 기지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중국의 추격도 무서운 기세다. 한국의 주요 산업을 분석해보면 5년 내 중국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섬유(31.1%)로 조선(41.1%), 정보통신(38.1%)에 이어 세 번째다.

정부도 섬유업계와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살피고 있지만 사실상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섬유업계는 일단 인건비를 비롯한 낮은 생산비용,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기대 효과 등을 따져가며 베트남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할 글로벌 섬유·의류생산 지역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TPP 협정 발효 시 베트남에서 만든 섬유·의류 제품은 무관세로 TPP 회원국에 수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섬유‧의류 산업을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 섬유‧의류산업은 원재료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수입, 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하고 완제품의 3분의 2를 해외로 수출하는 해외 의존형,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부로써는 FTA 원산지 기준 합의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섬유‧의류 원산지 규정(800여개 품목)과 관련한 간담회도 이러한 맥락이다.

앞으로 체결할 FTA에서 원산지 규정 협상방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섬유‧의류 업계 관계자들은 FTA에서 원산지 기준이 체결국간의 교역을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합의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유명희 산업부 FTA교섭관은 이날 “이번 간담회를 통해 확인한 섬유·의류 업계 의견을 역내 포괄적 동반자협정(RCEP), 한중일FTA, 중미FTA 등 진행 중인 FTA 협상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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