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캐나다 현지 석유 가스 생산업체들이 유가 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시추를 포기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 CBC방송은 “캐나다의 대표적 산유지인 앨버타주 곳곳에서 시추를 포기하고 떠난 시추공이 지난해 164곳이었으나 현재는 704곳에 달한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급증한 폐시추공에도 불구하고 OWA가 올해 중 폐쇄 작업을 완료키로 세운 목표는 150곳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평소 OWA의 연간 작업 능력은 43곳 수준이다. 올해 작업 현장이 4배나 늘어 비상 대책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장 폐쇄는 원칙적으로 해당 업체의 책임이지만 업체가 파산하거나 생산 중단 후 업체가 사라진 경우 후속 작업은 전적으로 OWA의 몫이다.
폐시추공은 환경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철저하게 밀봉돼 폐쇄돼야 하며 장기간 방치될 경우 주변 환경을 치명적으로 손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추 현장은 토양 오염으로 인해 다른 용도로는 전용될 수도 없다.
실제로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이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지역에 있는 19개의 폐시추공에서 메탄이 어느 정도 배출되는 지 직접 측정한 결과 시추공 입구가 막혀 있든 열려 있든 관계없이 모든 시추공에서 메탄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시추공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은 이 지역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전체 메탄 양의 4~7%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BC방송은 비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현장 폐쇄 작업에는 5만 캐나다달러(약 4500만 원)가 소요돼 2~3년이 걸리지만 오염이 진행된 현장은 100만 캐나다달러로 비용이 급증하고 작업 기간도 10년으로 늘어난다.
석유업체들이 협회에 현장 폐쇄 비용 분담금을 낸 기금으로 OWA의 작업 비용을 충당한다. 올해는 폐쇄 현장이 급격히 늘어나 800여 업체가 분담금 규모를 늘려 지난해의 2배인 3000만캐나다달러를 조성했다.
한 환경전문가는 “시추공 표면이 밀봉되더라도 수천 미터 길이의 지하 갱도에서는 여전히 석유와 가스가 지표면으로 스며 올라온다”면서 “폐시추공이 조기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 오염은 불가피하며 비용 부담도 급격히 늘어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