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인기를 끌었던 은행 특판 금리가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에서 나오는 수익)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예금 유치 영업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관객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인 시네마정기예금 '암살'은 최고 연 1.7%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관객 600만명을 돌파해야 가능한 금리로, 기본금리는 1.5%다. 판매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이벤트 상품도 연 1.8%다. 오는 30일까지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개인이 대상이며, 이 혜택을 받으려면 가입 시점에 입출금식 통장 잔액을 30만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 SC은행 관계자는 "이벤트 기간 중에 시장금리가 급변할 경우 특별금리가 변동되거나 이벤트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예 특판예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초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적금'을 내놓은 뒤 새 상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도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성공기원정기예금’이후 특판예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조달금리에 비해 특판예금 상품 판매에 따른 비용이 더 높아 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 실적을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얹어주던 적금·카드 연계 상품도 속속 사라지고 있다.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지난달 1일 각각 ‘KB국민 굿플랜 적금’, ‘KB국민 굿풀랜 카드’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이 상품은 2011년 만기 이율 4.0%(1년제 기준)로 첫 선을 보인 이후 2014년 2.3%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5월에는 1.8%까지 하락했다. 상품 판매 중단 이후인 지난달 25일에는 재예치에 적용하는 금리도 줄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신규가입은 중단됐지만 기존 고객이 만기 후 재예치를 원할 경우 1.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며 “한달 사이에 기본 금리를 0.2% 낮췄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관련 상품을 중단했다. 미끼상품 논란 속에도 인기를 끌었던 적금·카드연계 상품을 중단한 것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역마진이 발생하는 고금리 상품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를 대비하기 위한 상품은 기획하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1.5%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특판을 통한 수신확대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