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아주경제DB]
CRS는 이날 공개된 '한·미 관계' 보고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서로 타협하려 하지 않는다"며 "양국 정부가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북한의 도발 등 자체적인 대응을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선 관계로 진전시킬 이해나 역량이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박근혜 정부는 일본에 2차대전 당시 행위에 대해 완전히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한·일관계의 다른 측면들을 과거사 문제와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 민족주의자들이 자학적이라고 여기는 증표들을 역사교과서 등에서 지우면서 역사적 자긍심을 회복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높이려는 것을 반대하는 자국 내 세력이 있다"면서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북한 도발 등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어서는 관계로 진전시킬 이해나 역량이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한·미 간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영역으로 △북핵·대북 정책 △대중국 정책 △주한미군 기지 이전 비용 분담 △한국의 군사역량 개발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사드 배치 문제를 들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한국을 사실상 압박하는 등 미국 의회의 시각을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CRS 보고서는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며 "입법활동에 참고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 조야(朝野)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당초 6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박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6월11일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