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각국의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을 불러 모아 하반기 시장 상황과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 들어 처음 열리는 해외법인장 회의인 만큼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과 엔저 환율 대응, 신흥시장 침체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신흥시장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 상반기에 현대차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올렸지만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성장률은 낮았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픽업트럭과 SUV가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현대차는 세단 비중이 높아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의 상황은 더 어렵다. 중국 토종업체와 글로벌 업체 사이에 끼어 판매량이 급감해 점유율 9%선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중국 토종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헤알화와 루블화 가치 하락에도 출혈을 감내하며 시장 점유율 사수에 나섰다. 러시아의 경우 현대차는 올 상반기 7만9444대를 판매해 작년 상반기보다 11% 감소했고 기아차는 7만6215대로 19% 줄었다. 이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 평균 판매가 36.4% 급감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지만,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은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위기 요인들을 제시하며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현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위기를 넘어설 것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올 초 첫 현장경영으로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최선의 해답은 품질이다”고 단언하면서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서 방문한 멕시코 공장 건설 현장에서 “멕시코는 기아차가 처음 진출하는 곳인 만큼 사전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지 맞춤형 차량 개발, 창의적인 판매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최고의 제품 및 판매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로서는 내년 초 완공되는 멕시코 공장이 턴어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중남미 및 북미 수출의 허브로 활용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