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는 8일 제일모직 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 "합병비율에 내재된 밸류에이션이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유리하고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현 주가 대비 프리미엄을 제공하지 못하므로 주주들에게 거래를 지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주총 안건 1호인 삼성물산과의 합병승인에 대해 1대 0.35의 합병비율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ISS는 "이사회는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의 주식교환방식으로 삼성물산을 인수 합병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저평가는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합병거래를 유리하도록 만들어 주는만큼 안건 찬성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내용이 삼성물산 투자자들에게 내린 지침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ISS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률에 완벽하게 부합하더라도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철저히 주주 입장에서 보고서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투자자에 불리한 합병조건은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지분을 모두 보유한 경우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문제다. ISS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두 회사 지분을 모두 갖고 있는 투자자는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반대표,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다른 국내 기관투자가들 역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기도 한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평가업체의 신뢰가 떨어진만큼 그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을지 심각한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