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총 300억원이 투입되는 전남도립미술관 건립지가 광양으로 확정되면서 탈락한 지역은 선정 기준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등 선정을 둘러싼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지역 자존심을 걸고 맞붙은 데다 지역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선정 평가위원들의 명단과 점수를 공개하라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대표 공약 사업인 도립미술관 전남 동부권 건립은 오는 2018년까지 총 300억원을 들여 연면적 8000㎡ 규모로 전시실, 수장고, 사무실, 편의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확정된 옛 광양역은 광양터미널 부근으로 인근 순천과 10여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 고속도로가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선정배경은 입지여건 및 주변과의 조화성, 산업도시 특성상 인근 도시에 비해 문화관광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 등에서 차별성과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광양시는 의회, 기업 등이 참여한 '범시민 미술관 건립지원 협의회'를 구성해 T/F팀을 가동하는 범시민적 차원의 본격적인 건립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유치전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여수는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여수지회장 등 여수지역 예술단체장들은 8일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가위원 명단과 시군별 평가 점수 공개 등을 전남도에 요구했다.
이들은 "전남도가 제시한 '전남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 유치로 운영비를 절감하는 경쟁력 있는 미술관 건립'이라는 취지에 맞는 최적지로 여수가 타당하다는 여론이었다"며 "이번 선정 결과는 민선6기 이낙연 지사가 중점적으로 강조했던 관광객 유치, 박람회장 사후활용 등의 정책방향을 고려해 볼 때 쉽게 수긍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평가 결과는 도립미술관이 지닌 예향 전남의 미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외적 기능을 도외시하고 접근성과 도내 균형발전 등의 근시안적 기능에만 의존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며 평가위원 배분과 명단 공개, 시·군별 평가 점수 공개, 선정지의 선정 타당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용역 결과 공개 등을 요구했다.
여수시는 미술관 유치를 위해 지난 1월 여수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배병우 사진작가와 만화가 허영만 화백 등 국내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명인사들이 참여한 '유치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정성을 쏟기도 했다.
특히 여수에는 전남도 산하기관이 전무하다는 논리를 펴면서 지역에서는 도립미술관 여수 유치는 낙관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광양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 것이다.
반면 여수와 함께 유치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순천시는 "광양시가 선정된 것에 28만 순천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도립미술관 건립으로 동부지역 화합과 상생발전의 모델이 되길 희망하는 것은 물론 지역 문화자원을 연계해 전남 문화예술 발전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여수시 예술단체들이 평가위원들의 명단과 점수를 공개하라는 데 대해 공정하게 진행된 만큼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