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식이 2달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항일전쟁 특별전시회에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7·7사변' 78주년 기념일인 7일 오후 베이징(北京)시 노구교(盧溝橋) 인근의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에서 개막한 '위대한 승리, 역사적인 공헌' 특별전시회에 참석했다고 인민일보가 8일 전했다. 7·7사변은 만주를 점령했던 일본군이 1937년 자국 병사 실종 사건을 핑계로 베이징 외곽의 전략 거점 노구교를 점령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본격적인 중일전쟁이 발발한다.
이날 특별전시회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 부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참석했다. 이밖에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위원, 중앙서기처 서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 국무위원, 최고인민법원장, 전국정협 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주요 국유기업 수장, 베이징시 고위관료 등이 대거 참석했다.
시진핑 주석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역사를 망각하는 것은 배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 전체와 전국 각 민족과 인민은 ▲ 피와 목숨을 바친 항일전쟁의 '위대한 역사' ▲ 민족 독립과 자유, 조국의 주권·존엄 수호를 위한 '위대한 공헌' ▲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 승리를 위한 '위대한 공헌'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에 경고해야 한다"면서 "평화발전의 길을 확고히 걸어나가고 세계평화를 결연히 수호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기념식에서는 직접 연설을 통해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을 강하게 경고했지만, 올해는 공식행사에는 불참한 채 오후에 최고지도부와 함께 별도로 전시회를 찾았다.
이번 특별 전시회에는 중국 침략 과정에서 일제가 저지른 만행과 중국인의 항일전쟁의 모습을 담은 총 1170점의 사진과 2834건의 문헌·사료 등이 전시됐다. 중국공산당 상무위원들은 단체로 전시물들을 한점한점 살펴보며 안내원의 설명을 청취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공식 개막식에는 선전분야를 담당하는 류윈산 상무위원이 대표로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같은 중국 지도부의 행보는 대일 역사공세는 강화하되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을 직접 자극하지는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