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유료방송 기싸움… 최대 수혜자는 'OTT'

2015-07-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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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또다시 불법 다운로드 대란이 터져봐야 정신 차릴런지..."

모바일 인터넷TV(IPTV)에서 지상파 방송이 끊긴 지 보름이 지난 현재 이용자들의 통상적인 반응이다.

조만간 KT마저도 지상파 방송의 무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면 이동통신 3사 모두 지상파 방송 3사의 무료 VOD 서비스가 사라지게 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KT의 올레tv모바일은 MBC에 이어 KBS, SBS의 무료 VOD 제공 서비스를 중단한다. 실시간 방송은 오는 11월까지 유지된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은 전월 22일부터 지상파 방송 VOD를 비롯해 실시간 방송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상파가 콘텐츠 이용 대가를 1인당 1900원에서 39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결국 지상파와 이통사 간 밥그릇 싸움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용자들은 대체재 찾기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의 Btv를 이용하는 신병진(28) 씨는 "처음에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IPTV를 이용하지 못하는 줄 알았다"면서 "굳이 서비스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 인터넷을 통해 지상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영상서비스(OTT)인 유튜브(YouTube)나 아프리카TV, 판도라 TV 등을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TV의 경우 현재 KBS1과 KBS2, 5개 EBS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외 종편을 비롯해 SBS의 일부 콘텐츠를 아프리카TV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PC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의 경우 해외 저작권이 걸린 일부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제외하고 BJ(1인 방송진행자)들이 24시간 방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누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쟁으로 인해 늘어나는 IPTV 이용자들이 OTT 서비스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며 "더구나 분쟁을 제외하고서라도 미디어 소비 자체가 OTT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프리카 TV의 월평균 방문자 수(MUV)는 2013년 636만명에서 지난해 726만명, 올 1분기 평균은 8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의 증가속도를 고려하면 아프리카TV의 MUV는 내년에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CJ헬로비전의 티빙, SK플래닛 호핀, 현대HCN의 에브리온TV 등의 OTT 및 N스크린 서비스를 더하면 총 가입자 수는 2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신지형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케이블과 IPTV 가입자 가운데 콘텐츠 유형과 관계없이 VOD 이용자의 N스크린 서비스 이용자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분쟁으로 지상파를 보지 못하게 되는 이용자들은 OTT 서비스를 이용할 공산이 큰 셈이다. 

여기에 지상파와 케이블 진영인 CMB의 재전송료 분쟁마저도 법원이 지상파의 손을 들어준다면 CMB는 신규 가입자들에게 지상파 재송신을 할 수 없게 돼 OTT를 찾는 이용자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지상파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CJ E&M과 종편 등 프로그램 공급자의 콘텐츠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데다, 모바일에서는 포털이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인 LG유플러스마저도 새로운 비디오포털을 발표하고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재전송료 인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오히려 동영상 유통 플랫폼과 고객 입장 모두에서 OTT에 대한 수요를 더욱 늘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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