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중국내수시장 진출, 중한산업단지를 활용하라

2015-07-06 18:17
  • 글자크기 설정

조평규 단국대 석좌교수

 

중국경제가 완만한 성장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경기침체와 실업 및 재정수입 급감 등 고통스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바쁘다. 중앙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추진과 창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는 지방정부로 하여금 획기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분위기이다.

한국기업을 유치해 상당히 재미를 본 지방정부들은 앞 다투어 중한산업단지(中韓產業園) 설립을 발표하고, 한국기업들에게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지방정부들의 한중 FTA 발효가 임박한 시점에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한국기업의 입맛에 상당히 근접한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인 첨단산업 제조업은 물론 정보통신,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의료산업, 미용 산업, 금융, 문화, 직업교육, 도시계획, 유통, 법률, 컨벤션, 환경보호, 식품, 건강보조식품, 바이오, 패션 분야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를 환영하는 것도 구미가 당긴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진출을 희망하는 우리기업들은 이번 기회를 적극적으로 검토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지역인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시는 한중FTA를 대비해 지역경제합작개방시험구(地方經濟合作開放試驗區)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칭다오(青島), 옌타이(煙臺), 지난(濟南), 옌청(鹽城), 충칭(重慶), 다롄(大連), 옌벤(延邊) 등도 중한산업단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정부들은 중한산업단지를 통해 한국의 뛰어난 산업들이 중국내수시장을 공략 할 수 있는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단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규모의 투자프로젝트를 가지고 한국기업을 접촉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대부분의 지방정부와 중국기업들은 중국의 매력적인 중국내수시장의 규모를 내세워 한국기업을 유혹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로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이 많지 않다는 소문은 중국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종전의 중국진출이 인건비 절감형 투자가 많아 종업원의 인건비가 상승하자 경쟁력을 상실하였거나, 중국에 대한 사전준비 부족과 상관습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중한산업단지는 종전의 환경과 상당히 다른 환경이다. 중국도 법과 제도가 상당히 정비되고 있고, 금융, 물류, 상관습 등도 글로벌스탠더드에 근접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중국에 관심을 가지는 우리기업들의 주된 관심사는 중국내수시장 진출이다. 중한산업단지에 진출하면 쉽게 중국시장에서 성공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중국내수시장은 전 세계의 프로들이 겨루는 전쟁터와 같은 곳이라, 생존이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종전의 중국투자에서 사전준비 부족이 실패의 주요한 요인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자기기업의 업종과 진출지역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준비 할 필요가 있다. 우리기업들이 답답한 것은 중국시장 말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사업에서 성공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사업파트너를 만나느냐'이다. 신뢰할 수 있고 능력 있는 파트너의 존재는 성공의 지름길이다. 만약 한국기업이 뛰어난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융합능력을 가지고 있고, 중국파트너가 제조에서 원가절감능력과 내수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면 이상적인 조합이 될 가능성이 많다. 또한, 중한산업단지를 통하면 양질의 파트너를 소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진다. 그리고 파트너의 사기성 거래나 기회주의적인 행위를 상당히 예방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가 발효될 시점이 1년도 남지 않았다. 우리기업들은 '중국은 우리의 내수 시장이다'라는 구호를 항상 머릿속에 각인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와 달리 중국은 발 빠르게 중한사업단지를 설립하여 한국기업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한산업단지는 우리경제의 활로를 개척하는 상당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많다. 우리기업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종전의 중국진출처럼 기술과 자본을 모두 중국에 바치는 형태의 진출이 아니라 사전 충분한 준비에 기반을 둔 전략적인 접근으로, 중국의 산업에도 기여하면서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진출을 기대해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