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는 10년 만에 당당히 국내 항공업계 한 축으로 급성장했다. 그 폭풍적 성장을 이룬 이면에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그림자가 드리운다. 일반 항공사처럼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 기재 추가 도입, 정보시스템 확충, 노선 다변화 등 남겨진 숙제가 적지 않다.
승객들이 LCC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잦은 지연과 결항 등 돌발적인 사고 때문이다. 즐거운 여행길을 앞두고 정비상의 문제로 회항하거나 항공편이 지연돼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해야한다고 생각해보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고 미리 발견해서 다행이지만 여행 일정이 꼬여버린 승객들에게는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LCC의 경우 매출에서 여객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 국적 LCC 5개사 모두 기재를 빡빡한 스케줄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노선을 운항하고 같은 날 곧바로 국제선에 투입되는 일도 다반사다. 이에 천재지변이나 정비, 기체 결함에 따라 항공편이 지연·결항될 경우 뒤 항공편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는다.
LCC업계는 고객관리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항공 ‘찜 프로모션’, 진에어 ‘진마켓’ 등 특가 항공권을 판매할 때면 포털 실시간 검색을 장악한다. 그러나 종종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홈페이지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LCC업계 특가항공권이 고객을 기만하는 ‘미끼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또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 ‘가격 파괴’를 앞세운 외국계 LCC의 공세를 막아내고 포화된 단거리 노선 외에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국내선은 90% 이상 제주노선에 치중돼 있고, 국제선은 중국·일본·동남아 지역으로 한정돼 있다. 진에어가 오는 12월 인천~호놀룰루 장거리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어 LCC 최초 장거리 운항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